[종합] 플랫폼 아닌 '딥테크'...초격차 스타트업 1000곳 육성 '5년간 2조원 투입'

입력 2022-11-03 15:58 수정 2022-11-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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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체질 변화…IT·상거래 플랫폼서 기술력·성장성 가진 딥테크로
중기부, 신산업 10대 분야 선정해 민관 공동 5년간 2조 원 투입
국내 유니콘 기업 23곳 중 딥테크 기업 3곳 불과…“딥테크로 글로벌 선점할 것”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신산업 기술기반 스타트업 육성전략인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신산업 기술기반 스타트업 육성전략인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정부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체질 변화에 나선다. 그간 스타트업계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플랫폼 기업 대신 기술력을 중심으로 한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딥테크 스타트업 10대 분야를 정하고, 민관 공동으로 5년간 2조 원을 투입해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3일 중기부는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발표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7일 대통령 주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보고한 내용에 대한 후속 조치다. 신산업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딥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 미래 국가 경제를 이끌 ‘초격차 스타트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딥테크 기업은 과학, 공학 기반의 원천·독보적인 기술을 사업화하는 고기술 기반 기업이다.

10대 분야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이다. 기술적 우위 달성 가능성과 글로벌 선점 가능성, 기술패권 중요성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정부는 공개모집형, 민간 및 부처 추천형, 민간 투자형 등 세 가지 방식으로 1000개 이상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지원은 사업화와 R&D, 글로벌 스케일업(규모 확대) 3개 축으로 진행된다. 직접지원 투자 규모는 민간 6800억 원, 정부 1조3000억 원이다. 기업당 최소 약 8억 원에서 최대 31억 원까지 지원한다.

▲초격차 스타트업 10대 분야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초격차 스타트업 10대 분야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이번 프로젝트에선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이 주관기관으로 나서 스타트업의 기술 완성과 사업화를 돕는다. 기술이전, 공동연구 및 위탁연구, 실증 과정 지원 등을 통해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의 고도화를 돕는다. 제품과 서비스 사업화도 지원한다. 기본지원 이후 민간 투자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거나 글로벌 기업과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가 돋보이는 기업은 후속 지원도 받는다. 중기부는 연간 20곳 안팎을 선정해 글로벌 스케일업 촉진을 위한 사업화 자금을 2년 동안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펀드와 정책자금, 기술보증, 수출지원 등 연계지원도 이뤄진다. 유망 신산업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1100억 원 규모의 초격차 펀드를 신설한다. 외국 자본을 유입할 글로벌 펀드를 현재 약 6조300억 원 규모에서 내년 말 8조 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격차 스타트업에 대한 정책자금과 보증도 우대할 방침이다.

정부가 2조 원을 투입해 딥테크 기업을 육성하는 이유는 국내 유니콘 기업이 IT·전자상거래 등 플랫폼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 23개 중 딥테크 기업은 3곳에 불과하다. 정부는 기술력을 가진 딥테크 스타트업이 향후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이 10대 핵심 신산업에 큰 자본을 투입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박용순 중기부 창업진흥정책관은 “신산업 분야는 스타트업이 선도할 수 있는 영역이고, 지금 세계 각국은 신산업 분야의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그간 창업 정책이 제한 없는 보편적인 창업 지원 중심이었다면 이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신산업분야 기업 및 전문가 업계 간담회에서 현장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신산업분야 기업 및 전문가 업계 간담회에서 현장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다만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엇갈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유망 분야를 지금 10개로 선정을 했는데 이 유망 분야는 사실 내년이나 후년 가면 또 달라질 수 있다”며 “이런 시장 상황 때문에 VC들이 잘 투자하지 않는 영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도 “딥테크 기업은 플랫폼 등 서비스업과 차원이 다르게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가므로 기업당 지원받을 수 있는 돈은 8억 원 정도여서 아쉽다”며 “2년 안에 이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기에 투트랙으로 단기적인 플랜이 같이 운영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영 장관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첨단 미래산업 분야에 민간과 정부의 역량과 수단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며 “반드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스타트업을 탄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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