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제도권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입력 2022-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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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이어 여당서도 관련 법 발의…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개정안 제출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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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기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국회에서 야당에 이어 여당도 비대면 진료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지난 2일 비대면 진료 제도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개정안 발의 이유에 대해 “정보통신기술 및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비대면으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또 전 세계적인 감염병에 따라 비대면 의료서비스의 효용이 확인돼 기존의 대면 진료를 보완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도서·벽지 환자, 감염병 환자, 국외 거주 환자나 장애인, 교정시설 환자 등 의료이용이 제한된 환자 등으로 대상도 한정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최 의원의 개정안에서도 비대면 진료 대상을 섬·벽지 거주자, 교정시설 수용자·군인, 대리처방자 등으로 제한하고, 원칙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만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등 의료계는 여전히 반대의 입장이다. 박수현 의협 대변인은 4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도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문제가 많다”며 “올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전문의약품 불법광고,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 위반, 면허 대여 약국 의혹 등이 지적됐다. 안전한 진료를 위해선 대면 진료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지난 의정합의를 통해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서는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했다. 제도나 법안이 선행되고 난 뒤 의료계와 비대면 진료를 논의하는 건 순서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9월 복지부와 의협은 △의대 증원 △공공의대 신설 △비대면진료 등에 대해서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보건의료분야는 산업적인 측면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4일 본지에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은 알지만, 국민 건강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며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자고 안전을 놓쳐서는 안 되는 분야가 ‘의료’다. 제도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과정 중 불거진 문제점 보완이 우선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정부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긍정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했으며,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9월 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비대면 진료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므로 안전한 진료를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하며, 제도화 과정에서 의료계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 복지위 한 관계자는 4일 본지와 통화에서 “여야에서 모두 비대면 진료에 대한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른 여러 현안이 많이 산적해있어 이달 안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본지에 “다른 현안이 많은 상황이라 (이번 법안소위에) 안건으로 상정될지는 미지수”라며 “야당에 이어 여당에서도 비대면진료 법안이 발의된 만큼 조만간 처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32개 회원국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대한민국을 포함해 칠레, 체코, 에스토니아, 스위스, 터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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