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상만 찾는 진상들

입력 2022-11-07 05:00 수정 2022-11-07 06:5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윤호 정치경제부 기자)
(김윤호 정치경제부 기자)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는지 철저한 감찰과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

지난 2일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경질시켜야 한다는 요구에 용산 대통령실이 내놓은 입장이다.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이라는 말에선 '우리가 뭘 그리 잘못했냐'는 항변이 느껴진다. 진상을 조사한다는 건 책임 소재가 아니라 책임을 덜어낼 정황을 찾는다는 것일까.

국가애도기간이 끝났지만 이 장관은 경질되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갈 때마다 이 장관과 꼭 동행하는 모습 때문이다. '어차피 막을 수 없었다'는 실언을 한 장본인을 애도기간 내내 마주한 희생자들은 어떤 기분일지 윤 대통령은 고민해봤을까.

여당에서조차 부끄럽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이 막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 자체가 경찰과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진상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이 정부책임론을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다"고 짚었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그 정부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인데 이 정부는 정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8월 12일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두고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던 윤 대통령. 이태원 참사 책임을 미루는 현 정부는 존재 이유가 무어라 볼까.

정치적 활용 방안 고민은 깊다. 늑장대응 비판에 수세에 몰린 경찰을 두고 대통령실은 감찰과 수사를 지켜본다면서도 “그럼에도 국민적 의혹이 남는다면 다양한 다른 방안들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을 더욱 몰아세울 준비가 돼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저의는 여당을 보면 알 수 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태원 참사 현안질의가 진행된다. 정부에서 그토록 찾는 진상이 나올까. 경찰의 무능을 부각시키는 여당, 정부의 무능을 강조하며 경찰을 비호하는 야당 간의 정치적 공방전만 벌어지지 않을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종합]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뉴욕증시, 월가 출신 재무장관 지명에 환호
  • [날씨] 제주 시간당 30㎜ 겨울비…일부 지역은 강풍 동반한 눈 소식
  • '배짱똘끼' 강민구 마무리…'최강야구' 연천 미라클 직관전 결과는?
  • 둔촌주공 숨통 트였다…시중은행 금리 줄인하
  • 韓 경제 최대 리스크 ‘가계부채’…범인은 자영업 대출
  • 정우성, '혼외자 스캔들' 부담?…"청룡영화상 참석 재논의"
  • "여보! 부모님 폰에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해드려야겠어요" [경제한줌]
  • 갖고 싶은 생애 첫차 물어보니…"1000만 원대 SUV 원해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832,000
    • -4.63%
    • 이더리움
    • 4,770,000
    • +2.03%
    • 비트코인 캐시
    • 685,500
    • -4.46%
    • 리플
    • 1,970
    • -1.1%
    • 솔라나
    • 326,900
    • -7.08%
    • 에이다
    • 1,315
    • -7.52%
    • 이오스
    • 1,116
    • -5.34%
    • 트론
    • 274
    • -5.84%
    • 스텔라루멘
    • 674
    • -11.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050
    • -3.67%
    • 체인링크
    • 24,250
    • -2.92%
    • 샌드박스
    • 978
    • -5.2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