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결국 인정…“러시아에 드론 줬지만, 전쟁 전”

입력 2022-11-0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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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주장과 달리 미사일은 제공 안 해”
바이든 “이란 해방” 발언엔 불쾌감 표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 대사관 점거 43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이란)/AP뉴시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 대사관 점거 43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테헤란(이란)/AP뉴시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줄곧 부인하던 이란이 끝내 시인했다.

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드론 제공 사실을 밝히며 전쟁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일부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과 미사일을 제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왔다고 비난한다”며 “드론에 관한 부분은 맞지만, 미사일 부분은 틀리다”고 말했다. 또 “우린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하기 몇 달 전 러시아에 제한된 수의 드론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드론 공급 문제가 부상했을 당시엔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만 해명했다.

러시아의 이란산 자폭 드론은 전쟁에서 줄곧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주에만 300대 넘는 이란산 드론을 격추했다고 할 정도로 이미 많은 수가 전장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CNN은 서방 국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지대지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더 많은 공격용 드론을 러시아에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드론 지원으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이란은 ‘이란 해방’ 논란을 놓고도 맞붙었다. 논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이란을 향해 “우린 곧 그들을 해방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작했다. 당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시위대를 지지하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는 전날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 43주년 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2011년 아랍 봉기를 되풀이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실패했다”며 “미국과 그 밖의 다른 적국은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했던 계획을 똑같이 실행해 이란을 불안하게 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우린 (왕정이 물러난) 43년 전 해방됐다”며 “위선적인 행동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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