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11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고물가 지속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변동에 취약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고용노동부는 7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10월 노동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가 149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5만1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33만4000명) 이후 최소치다. 그나마 제조업은 수출 감소에도 7만 명대 증가세를 유지하며 선방했으나, 서비스업은 매월 증가 폭이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
산업별 고용보험 가입자는 제조업에서 7만2000명, 서비스업에서 25만 명 각각 늘었다.
제조업은 전자통신, 금속가공, 화학제품 등에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는 증가(300명)로 전환됐다. 반면, 섬유와 의복·모피는 물가 상승, 소비 위축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섬유는 1500명, 의복·모피는 1100명 줄었다.
서비스업은 공공행정에서 감소 폭이 전월 4만7000명에서 5만5000명으로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목적으로 확대됐던 직접일자리 공급이 축소된 탓이다. 그나마 전체 가입자는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많다. 교육서비스업 가입자는 직업훈련기관 등 기타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전월 1만8800명에서 1만2300명으로 축소됐다. 도·소매업도 증가세 둔화가 가파르다. 협회·단체는 전월 200명 증가에서 1700명 감소로 전환됐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에서 1만7000명 줄었다. 2개월째 감소다. 도·소매업과 사업서비스, 공공행정, 보건복지에서 감소가 두드러졌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9세 이하 피보험자가 2개월 연속 감소한 건 지난해 1월 1만7000명, 2월 9000명 감소한 이후 처음”이라며 “이때 상황보다는 앞으로 조금 더 안 좋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7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00명 줄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53만5000명으로 3만 명, 지급액은 8188억 원으로 689억 원 각각 감소했다. 지급 건수당 구직급여 지급액은 140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고용 상황도 낙관하기 어렵다. 천 과장은 “무역수지도 안 좋은 상태고, 여러 가지 지표들, 성장률도 둔화 상태라서 후행지표인 고용지표도 좋게 나올 리 없을 것 같다”며 “연말까진 지금 추세 정도의 완만한 둔화가 예상되고, 내년 1~2월부턴 이제까지 봐왔던 숫자와 좀 다른 낮은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