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639조 예산 전쟁…여야 줄다리기 시작

입력 2022-11-07 16:29 수정 2022-11-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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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로 예산 정국 시작
'이태원 참사' 질의 이어져…한덕수 "진심으로 죄송" 첫 사과
여야 쟁점 예산안 질의도…野, '부자감세ㆍ민생예산 축소' 총력 저지 예고
30일 의결 계획…일각에선 합의 못하고 '준예산' 전망도

국회가 639조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본격 착수했다. 야당은 기존 민생 관련 예산 사수와 정부의 세제 개편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인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질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이태원 참사'였다. 여야 의원들은 관련 상황에 대한 질문과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총리는 이날 사고 이후 처음으로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와 관련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국무총리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와 함께 여야 의원들은 견해차가 큰 예산안에 대해 질의하면서 쟁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을 '초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대대적으로 뜯어고칠 방침이다. 특히, 법인세 인하와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 폐지, 주식 양도세 완화, 금융투자세법 유예 등 정부의 감세안에 저항하는 동시에 노인ㆍ청년 일자리, 지역 화폐, 임대주택 등 '민생 예산' 삭감에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대통령실 이전에 들어가는 비용 등에 대해서는 삭감을 강하게 주장할 계획이다.

예결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는 강력한 지출 재조정을 통한 건전기조 확립을 주요 목표로 삼고 639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동시에 대규모 감세안을 발의했다"며 "재정건전성 달성과 대규모 감세라는 모순이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많은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재정적 건전성과 효율성의 필요성을 내세우는 동시에 민생과 관련해 새로 편성한 예산을 강조하며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는 '내년 노인 일자리 사업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동안 노인 빈곤율 개선 효과가 적었던 저임금 단순 노동 일자리를 임금이 높고 양질인 민간사회 서비스형 일자리로 전환했다"며 "단순노무형 일자리가 줄어드니 전체적으로 노인 일자리 많이 줄었다"고 해명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투자세 유예'와 관련해 "경제가 불안하고 주식시장이 굉장히 안 좋아서 유예가 됐으면 하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예결위는 8일 종합정책질의를 마친 뒤 10~11일에는 경제부처 심사, 14~15일에는 비경제부처 심사를 진행한다. 17일부터는 내년도 예산안의 감ㆍ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가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30일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ㆍ의결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간 견해차가 너무 커서 결국은 '준예산'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준예산이란 전년도 예산에 따르는 잠정 예산이다. 12월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편성된다.

한 국민의힘 예결위 관계자는 "여야 간 협치가 점점 멀어지면서 준예산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그렇게 되면 야당도 민심을 잃을 수 있어서 결국에는 합의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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