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수도권 아파트값 급락지서 고개 드는 갭투자

입력 2022-11-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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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반등으로 해석…집값 대세 상승 전환 판단은 무리”

올해 수도권 집값 급락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인천 송도와 경기 화성시 동탄, 시흥시 배곧신도시 등에 갭투자가 몰리고 있다. 이들 지역은 단기간에 집값이 전고점 대비 많이 하락하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주택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송도와 동탄, 배곧신도시 등 올해 집값 급락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집계 기준 최근 3개월(9월 이후)간 전국 읍면동 갭투자 매매 상위지역에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이 10건으로 2위(전체 거래 중 갭투자 비중 8.5%), 경기 시흥시 배곧동이 7건으로 6위(11.4%)로 집계됐다. 시군구 기준으로는 경기 화성시가 28건으로 2위(7.3%)에 이름을 올렸다.

송도와 동탄, 배곧신도시는 최근 1년(2021년 12월 이후) 기준 갭투자 상위지역에선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모두 최근 3개월 이내에 갭투자가 몰린 것으로 올해 하반기 해당 지역의 집값이 급락하자 갭투자자들이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최근 2년간 집값 급등 이후 급락세를 보이는 곳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 통계(지난달 31일 기준)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는 지난해 18.9% 상승했지만, 올해는 10월까지 11.2% 하락했다. 경기 시흥시 역시 올해 6.48% 하락해 지난 2021년 상승분(26.2%)의 4분의 1 이상을 반납했다. 화성시는 2021년 8% 상승했지만, 올해는 6.87% 하락해 동탄신도시를 중심으로 내림세가 짙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풍림아이원 1단지’ 전용면적 114㎡형 15층 한 가구는 지난 9월 14일 6억200만에 매매됐다. 이후 하루 뒤인 같은 달 15일 5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갭 차이는 5200만 원에 불과했다.

이 평형은 지난해 9월 최고 10억8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정확히 1년 만에 실거래가 기준으로 4억7200만 원 하락한 셈이다. 반면 전셋값은 지난해 9월 최고 6억 원으로 지난 9월 전세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5000만 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또 경기 시흥시 배곧동 ‘시흥배곧 한신더휴’ 전용 84㎡형 4층 매물은 지난달 17일 4억9500만 원에 팔린 뒤 나흘 뒤인 21일 4억15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지난해 8월 8억5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 집값 내림세에 실거래가 기준 3억5500만 원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갭투자는 집값 상승기에 시세차익을 거두기 위해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적은 아파트 등 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법이다. 집값 하락기에는 전세 보증금보다 매매가격이 낮아지는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

하지만 송도와 동탄, 배곧 등 수도권 신도시 지역은 일부 투자자가 집값 급락 시기를 틈타 최근 공격적으로 주택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지역에선 30대 이하 젊은 층의 매수가 집중되는 흐름도 포착됐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연령별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현황’ 분석 결과 인천 연수구의 지난달 30대 이하 등기 신청 비율은 전체의 32.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27.3% 대비 5%포인트(p) 이상 높은 수치다. 이 기간 인천 전체 평균은 1월 27.2%에서 10월 29.1%로 2.1%p 오르는 데 그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해당 지역 갭투자 증가세는 주식으로 치면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주가 일시 반등장)로 봐야 한다”며 “이 정도면 집값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지만, 아직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집값 과다 상승 피로감이 여전하므로 주택 매수에는 여전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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