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는 전력도매가…한전 적자 '20조 원' 넘길 듯

입력 2022-11-08 13:59 수정 2022-11-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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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P, 10월 평균 kWh 당 253원
가스 가격↑…SMP 더 오를 듯
한전, 부담 커지며 3분기도 캄캄
정부, SMP 상한제 도입 조율 중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전력도매가격(SMP·System Marginal Price)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에 SMP를 바탕으로 전력을 사 오는 한국전력공사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SMP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SMP 상한제 도입 등 한전의 부담을 더는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MP는 육지 기준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252.7원으로 나타났다. SMP는 지난달 월평균 kWh당 253.25원으로 지난달(234.75원)보다 7.9%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SMP는 통상 가스 가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통 발전소별 단가에 따라 SMP가 결정되는데, 상대적으로 값이 싼 원전보다 값이 비싼 LNG가 SMP 결정 비율이 높다. 지난달에도 원전의 한계가격 결정 비율은 0%지만, LNG는 91.7%를 기록했다. 결정 횟수도 682번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가스 가격이 국제적인 영향으로 인해 계속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가스 가격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SMP도 높아진다. 한국가스공사의 9월 가스 열량 단가는 1Gcal당 14만 4634원, 10월 열량 단가는 15만 3837원으로 증가했다.

다행인 점은 11월엔 가스 열량 단가가 15만 188원으로 소폭 줄었다는 것이다. 다만 겨울철엔 통상적으로 가스 수요가 높아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럽발 가스 대란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10월보단 (11월 평균 SMP가) 한 자릿수 정도 떨어지는 정도가 될 것 같다"며 "11월에는 살짝 내렸지만, 12월부턴 겨울철이니깐 난방이 많아지고 (SMP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겨울철이니깐 (SMP가) 더 뛸 가능성이 크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올라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SMP가 상승하면서 한전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SMP는 한전이 전력을 사올 때 기준점으로, SMP 가격이 오르면 전력을 구매할 때 드는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상반기 때도 한전은 전력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판 탓에 손실이 커졌고, 누적 적자는 14조 3000억여 원에 달했다.

당장 발표를 앞둔 3분기 실적도 전망이 어두운 상태다.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여름철엔 수요가 많아져서 실적이 나아지는데, 전기요금은 싸고 SMP는 높아 역마진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전의 누적 적자액은 20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전의 7, 8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전력 판매에 따른 한전의 적자 금액은 3조 3647억 원에 달한다. 7월엔 평균 구매단가는 kWh당 139.3원, 평균 판매단가는 132.6원으로 전체 903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8월엔 평균 구매단가가 176.6원으로 확 뛰었고, 평균 판매단가는 132.9원에 머무르며 2조 4617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9월은 7, 8월보다 판매단가가 비싸기에 적자액은 더 높을 전망이다. 9월까지 합친 3분기 전력 판매에 따른 적자액만 6조 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고, 인건비와 관리비용 등을 합치면 더 많아진다.

SMP 상승 등 한전의 부담이 커지면서 전력 공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SMP 상한제 도입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SMP 상한제가 도입된다면 한전이 전력을 사오는 구매단가도 낮아지면서, 당분간 부담은 줄어든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소규모 사업자들이 물가상승으로 인한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기에 합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주 신재생에너지 업계와 SMP 상한제 수정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고, 내부적으로 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한전 역시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등을 진행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무 개선 노력을 계속하는 중"이라며 "2조 원 정도 규모의 자산을 매각해서 성과를 넀고, 추가로 (자구책 마련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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