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KCC,건자재전문 50년…총수일가 지배력 재계 '최고'

입력 2009-04-06 09:14 수정 2009-04-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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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개척, 실리콘, 건자재 유통 강화로 도약다진다

- 재벌 소유와 경영간 괴리 최소ㆍ단순 탄탄 출자구조

국내 재벌그룹 중 총수일가의 지배구조가 가장 강력히 형성된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 KCC그룹. 현대그룹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인 KCC명예회장이 1958년 8월 대학생 신분으로 그룹의 모태인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 설립한 이후 건축자재 전문기업으로 반백년을 이어오고 있다.

KCC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물론 든든한 수요처인 범현대가라는 후광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범 현대가인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이 현대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이라면 정상영 명예회장은 처음부터 독립기업을 설립해 독자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뚜렷이 구분된다.

정 명예회장은 그간 건축자재 국산화란 한 우물만 파왔다. 외국 자재들이 즐비했던 한국에서 1974년 도료, 1987년 유리, 2003년 실리콘 사업에 진출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00년 이후 장남인 정몽진 KCC그룹 회장 등 아들 삼형제에게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마무리한 이래 그룹은 해외 시장개척과 실리콘과 건자재 유통을 핵심으로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1일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48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KCC는 자산 총액 6조6490억원으로 38위(공기업제외 31위)를 기록했다.

비록 순위는 지난해 공기업 제외 순위 29위에서 2계단 내려간 것이지만 전례없는 경기침체와 건설경기 불황속에도 2007년 그룹 전체 매출 총 3조52억원에서 지난해 3조5792억원의 매출과 당기순이익 2230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 2세 삼형제 후계구도 완결

정상영 명예회장은 부인인 조은주 여사와 사이에 아들 삼형제를 두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00년 그룹 경영을 장남인 정몽진 KCC회장에게 물려준 이후 이남인 정몽익 KCC 사장 그리고 삼남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을 통한 2세 후계구도를 완성했다.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인 KCC와 관련 이들 4부자가 모두 41.86% 주식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정 명예회장은 세 아들에 대한 지분 승계에 있어 형제간 적절한 긴장관계를 통해 경쟁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사실이다.

3월 31일 현재 정 명예회장은 10.0%, 정몽진 회장 17.76%, 정몽익 사장 8.81%, 정몽열 사장 5.29%를 보유중이다.

또한 최근에 눈에 띠는 행보로 정 명예회장은 3남인 정몽열 사장에게 건설사 지배를 더욱 강화시켜주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말 정 명예회장은 보유하던 KCC건설 58만주(지분율 10%)를 3남인 정몽열 KCC 사장에게 증여했다. 정몽열 사장은 2003년 사장으로 승진한 가운데 주택사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이후 아파트 브랜드인‘스위첸’, 주상복합 브랜드 '웰츠타워'를 출시하며 분주한 활동을 해온 것에 대한 힘몰아주기로 보인다.

정상영 명예회장의 KCC건설 보유지분은 기존 15.68%에서 5.68%로 낮아졌다. 대신 정몽열 사장은 KCC건설의 보유지분이 기존 14.81%에서 24.81%로 높아졌다.

KCC건설은 최대주주인 KCC가 지분 36.03%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자인 정상영 명예회장과 정몽렬 사장의 지분을 합하면 총 66.52%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 확고한 지배구조속 미성년 3세들도 지분 획득 성큼

KCC그룹의 총수일가의 지배력은 재벌그룹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평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일가 보유지분에 비해 얼마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결권 승수에서 1.08을 기록했다. 거의 1주당 1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총수가 있는 28개 그룹들의 평균 의결권 승수가 7.37로 소유와 경영간의 괴리가 상대적으로 심하다는 점을 감안할때 KCC는 거의 괴리가 없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는 게 공정위 평가다.

KCC의 출자구조가 간단한 점도 이러한 총수일가 지배강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현재 KCC그룹은 계열사로 금융관련 업종 기업을 거느리지 않고 있다. 그간 KCC, KCC건설, 금강레저, 고려시리카, 코리아오토글라스, 상아탑, 완주흰여울 외에 지난해 새로 계열사로 편입된 케이에이엠, 아르케솔라, 보령흰여울을 포함해 모두 1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정 명예회장을 비롯해 총수 네 부자가 40.81%를 보유하고 있는 KCC가 그룹 소속 계열사들에 대한 출자 구조를 통해 확고한 지배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KCC그룹은 3세로의 후계구도와 관련한 움직임도 이미 감지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의 미성년자 손자 세명이 KCC지분을 최초로 취득한 것은 2006년 2월이었다. 이후 정 명예회장의 세 손자의 KCC 주식 보유지분은 최근 3년 남짓한 기간에 크게 늘었다.

각각 KCC 주식을 장남 정몽진 회장의 아들 명선 군은 4만4996주(0.43%), 이남 정몽익 사장 아들 제선 군은 2만2781주(0.26%), 삼남 정몽열 사장 아들 도선 군도 1만8197주(0.17%)를 보유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이 아들 삼형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직 미미하지만 각각 세 손자들도 그룹의 핵심인 KCC 지분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3세에 대한 지분 승계에 있어서도 2세들의 보유지분 처럼 정몽진 회장의 아들인 정명선 군이 KCC 주식 최다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자 우선주의'원칙이 지켜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러한 KCC그룹의 행보에 대해 증권가와 재계 일각으로부터는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3세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 초석도 일찌감치 다져가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궤도 오른 현대건설 M&A…KCC의 행보는

장기간 표류했던 현대건설 인수합병(M&A)가 궤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는 현대그룹과 KCC와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로부터 현대건설의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는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건설의 최대주주인 외환은행이 최근 3년간 주주들간 이견으로 표류해 왔던 현대건설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달 운영위원회를 통해 매각 자문사 선정 안건을 정식 부의하고 빠르면 이달 내 매각 자문사를 선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상영 명예회장과 현정은 회장은 2003년 8월 현 회장의 남편인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사후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집에 따라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었다. 당시 시숙과 조카며느리간 경영권 분쟁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결국 현정은 회장의 승리로 귀결됐지만 이후 현대그룹은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그룹과 또 한차례 경영권 분쟁을 치룬 바 있다.

하지만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잠시 소강상태를 맞고 있지만 현대건설의 M&A가 본격화 된다면 현대그룹과 범현대가 사이에 여전히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7.2%를 가지고 있다.

현대건설 매각이 본 궤도에 오르고 만일 현대중공업이 단독이나 KCC등 범현대가와 공조를 통해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된다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M&A시장 최대어의 하나인 현대건설의 인수전이 본격화 된다면 기업 자체의 중량감 외에도 복잡한 범현대가간의 이해관계와 역학구도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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