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것에 대해 서울시 소방공무원들이 ‘꼬리 자르기식’ 수사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지휘 라인은 누구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7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포함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이 가운데 최 서장은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용산소방서보다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더 먼저 도착하는 등 참사 현장 대응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최 서장은 참사가 일어났던 지난달 29일 밤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치며 피해 상황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네 차례 진행했다. 침착한 목소리와 달리 덜덜 떨리는 손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노조는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안전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며 “피의 사실이라고 알려진 몇 가지 기록상 안전대책 미비가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다른 응급환자가 있어 출동한 사례 정도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직에 면죄부를 주는 실무자급 꼬리자르기식의 경찰 수사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용산소방서장이 사고 현장에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브리핑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지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