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D-11]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 “카타르 월드컵 개최 결정은 실수”

입력 2022-11-09 15:07 수정 2022-11-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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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블라터(86) 전 FIFA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제프 블라터(86) 전 FIFA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개최 결정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카타르 월드컵 개막일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프 블라터(86)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뒤늦은 후회를 고백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매체 타케스 안차이거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를 개최지로 정한 것은 실수였고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카타르는 월드컵을 열기엔 너무 작은 나라였다.”며 “카타르는 1954년 스위스 개최 이후 규모 면에서 가장 작은 국가”라고 덧붙였다. 카타르의 국토 면적은 1만1571㎢로 우리나라 수도권 크기다.

이와 함께 블라터 전 회장은 비밀도 공개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정하던 2010년 당시 자신은 개최 후보국으로 미국을 지지했다고 고백한 것.

블라터는 “당시 우리는 2018 월드컵을 러시아가, 2022 월드컵을 미국이 개최하는 것에 사실상 동의했었다”며 “두 나라가 연달아 월드컵을 개최했다면 평화의 제스처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블라터(86) 전 FIFA 회장 (AP/연합뉴스)
▲제프 블라터(86) 전 FIFA 회장 (AP/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개최는 2010년 12월 확정됐다. 카타르와 미국, 한국, 일본, 호주 등이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4차 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카타르가 14표로 8표를 받은 미국을 제치고 월드컵 개최국이 됐다.

블라터 전 회장은 “미국을 제치고 카타르가 유치권을 따낼 수 있었던 건 개최지 선정 투표 2주 전 프랑스 대통령 관저에서 벌어진 3자 회동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카타르는 우여곡절 끝에 2022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됐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 인권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졌다. 특히 월드컵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이주 노동자 6500여 명이 사망했음에도 제대로 조처하지 않아 각 나라와 국제기구, 심지어 대회 참가국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카타르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터져 나오는 인명 사고에 대해 별도의 통계를 수집하지도, 공개하지도 않는다. 자국의 월드컵 개최를 위해 타국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상황에도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따가운 국제적 시선에도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예정대로 열린다. 이번 월드컵은 카타르의 뜨거운 날씨 탓에 92년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다.

개최 시기 탓에 각 나라 주요 선수들의 불참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뛰고 있는 유럽 리그의 경우 지금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될 시기이기 때문이다. 각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을 병행하는 시기라 주중, 주말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도 2일 챔피언스리그 조별 경기에서 크게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블라터 전 회장은 17년간 FIFA 회장을 지냈지만, 장기 집권 속 여러 논란을 일으켜 부정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다 사임했다. 그는 2015년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 회장에게 200만 스위스프랑(약 28억 원)을 불법적으로 건넨 혐의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같은해 7월 플라티니와 함께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8년 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이후 소청심사위원회를 거쳐 6년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FIFA 윤리 강령을 위반한 혐의가 추가돼 2028년까지 축구 활동이 전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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