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남풍(男風)'이 불고 있다.
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전국 11개 점포 화장품 매장 남자직원은 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명에 비해 60%(14명)나 증가했다.
화장품 매장에 남자직원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지만 그 당시 '성(性)역파괴'란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화장품 남성 판매사원은 드물었다.
하지만, 요즘들어 화장품 매장에 남성직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갈수록 여성고객들이 남성 판애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불과 2∼3년전까지만해도 여성고객 중 상당수는 남자직원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거나 상담받는 것을 부끄러워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제품설명, 메이크업 시연 시 남자직원들을 먼저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남자사원들이 상품설명, 메이크업 시연에 있어 더 친절하고 열정적이어서 여성소비자들의 마음을 서서히 열고 있다는 것이다.
점포별 화장품 매장 남자직원 숫자는 본점 6명(5명), 무역센터점 12명(9명), 천호점 1명(1명), 신촌점 10명(4명), 미아점 2명(0명), 목동점 4명(2명), 중동점 0명(1명), 부산점 1명(0명)이다. (괄호는 작년 3월기준)
특히 최근 꽃미남 선호 현상에 맞물려 40∼50대 여성고객들은 남자사원을 우선적으로 찾는 경우도 있을 뿐 아니라, 남자 직원이 브랜드나 매장을 옮기면 단골매장을 옮기는 여성고객들도 있다.
더욱이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가 늘면서 남성 직원이 남자고객을 더 잘 응대한다는 것도 또 다른 선호이유다.
현대백화점 지준우 화장품 바이어는 "남자판매사원의 가장 큰 장점은 여성고객들에게 남자의 관점에서 예뻐보일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라며 "이밖에 남자직원의 존재 자체가 차별화된 매장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 화장품 매장에 쉽게 발을 들이지 못하는 남자고객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주는 것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