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재건축’ 강남도 반했다…대형 건설사 눈독

입력 2022-11-13 15:00 수정 2022-11-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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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758·은하수·760)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조감도. (자료출처=정비사업 정보몽땅)
▲서울 강남구 역삼동(758·은하수·760)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조감도. (자료출처=정비사업 정보몽땅)

서울 내 소규모 단지에 ‘소규모 재건축’ 사업 바람이 거세다. 소규모 재건축은 규모가 작아 사업성은 작지만, 규제가 덜해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소규모 재건축은 규모가 작은 중소형 건설사의 주요 먹거리였지만, 최근 입지가 좋은 강남권 사업지에서는 대형 건설사도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이달 4일 ‘역삼동(758·은하수·760)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의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고 고시했다. 관리처분계획은 건물에 대한 조합원별 지분 비율과 분담금을 확정하는 단계다. 이 단계가 지나면 이주 및 철거 절차만 남아 정비사업의 ‘9부 능선’으로 불린다.

이곳은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15층, 4개 동, 233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조합은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이주를 마치고, 내년 5월부터 7월까지 철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사업지는 역삼동 내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핵심 위치에 자리한다. 수인분당선 한티역과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이 가깝고, ‘역삼푸르지오’, ‘역삼e편한세상’, ‘역삼래미안’, ‘도곡렉슬’ 등 대단지와도 가깝다.

이에 공사비는 923억 원으로 사업성이 크지는 않지만, 핵심 입지인 만큼 지난해 GS건설이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GS건설은 새 단지명을 ‘자이 더 캐럿141’로 짓고, 사업에 나선다.

‘미니 재건축’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재건축은 면적 1만㎡ 미만, 200가구 미만이면서 노후·불량 건축물이 3분의 2 이상인 곳을 대상으로 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적용을 받지 않아 기본계획수립·안전진단·정비구역 지정 절차 등이 생략돼 사업 기간이 크게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재건축 사업은 10년가량 소요되지만, 소규모 재건축은 3년 내외로 짧다.

사업이 빠르다는 장점에 최근에는 입지가 좋은 강남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좋은 입지에는 대형 건설사들도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곡동 ‘도곡삼호아파트’는 지난달 25일 강남구로부터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았다.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144가구에서 308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다음 달까지 이주를 마치고 내년 1~3월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비는 915억 원으로 소형이지만, 인근에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있는 등 알짜 입지에 자리해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였다. 시공권은 결국 지난해 삼성물산에 돌아갔다.

대우건설은 6월 서초구 ’서초아남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소규모 재건축 최초로 최고급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하기로 했다. 단지명을 ’서초 써밋 엘리제‘로 제안하고,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200가구 규모로 짓는다. 사업비는 984억 원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사업은 사업성이 작아 주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주요 먹거리로 꼽혔다”며 “다만 이전 정부 당시 정비사업 규제가 심해지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입지가 좋은 곳 위주로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서울시가 시내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행정 지원에 나선 만큼 소규모 재건축 사업은 활성화될 전망이다.

시는 지난달 28일 200가구 미만 소규모 주택단지의 재건축 사업성 분석지원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업구역 면적 1만㎡ 미만이면서 노후·불량 건축물 수가 해당 구역 내 전체 건축물의 3분의 2 이상인 단지가 대상이다. 또 소규모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기 전인 주택 단지나 조합 설립 후 사업 추진이 더딘 단지도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성 분석 단지에 선정되면 최적 건축계획(안) 제시, 사업 전·후 자산가치 평가, 분담금 산출 등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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