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취업자가 67만 명 넘게 늘어 23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가운데, 늘어난 취업자 3명 중 2명은 60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고용률이 높은 핵심노동인구(30∼59세)가 감소하면서 향후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12일 통계청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61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6만 명(8.0%)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분(67만7000명)의 67.9%를 차지했다. 1년 전(53.9%)보다 14.0%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취업자는 지난해 3월 이후로 20개월째 증가세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증가한 일자리 중 고령층 취업자의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작년 취업자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100만 명 이상의 증가 폭을 기록했던 올해 1월의 경우, 증가분의 45.9%가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였다. 반면, 취업자 증가 폭이 전월 대비 감소하기 시작했던 6월부터는 증가분 중 고령층 일자리의 비중이 56.1%로 높아졌고, 9월에는 63.7%로 60%대를 돌파했다.
반면, 늘어난 일자리 중 20대 청년층의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늘어난 일자리 중 20대 청년층 일자리의 비중은 24.0%에 달했지만 5월(19.7%)에는 10%대로 내려앉았고, 9월에는 2.8%로 줄었다. 10월에는 4.1%로 비중이 늘었지만, 비중이 컸던 1월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전체 취업자 중 고령층의 비율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10월 기준 전체 취업자(2841만8000명) 중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의 비율은 21.7%로, 지난해 10월(20.6%)보다 1.1%p 늘었다. 올해 기준으로 보면 1월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비중은 18.5%였지만, 3월(20.1%)부터 10월까지는 꾸준히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고령층 중심의 취업자 증가세를 한계점으로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제조업 상승세 지속, 숙박음식업 상승 폭 확대, 상용직 중심 증가 등은 긍정적이지만, 고령층 중심 취업자 증가 등은 한계"라며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발표한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전망'에서 "인구구조의 변화는 내년 취업자 수를 1만8000명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KDI는 "핵심노동인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도 향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구구조의 변화는 향후 취업자 수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