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경제'

입력 2022-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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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지난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다. 그동안 2%대를 밑도는 성장률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3.2%. 같은날 KDI가 전망한 우리나라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고물가가 지속됐던 올해는 5.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 폭이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높은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소비자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5.7%. 10월 수출은 1년 전보다 5.7% 감소한 524억8000만 달러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반면, 수입은 에너지 수입액 등이 늘면서 9.9% 증가했고, 10월 무역수지는 67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7개월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2.8% 감소한 177억5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로써 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 커지고 있다.

말 그대로 '퍼펙트 스톰'이 찾아왔다. 내년에 닥칠 위기들이 우리의 눈앞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한국 경제에 대해 6개월 연속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고, KDI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으로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내년도 예산안이다. 현재 예산안을 놓고 여야의 대치가 격화되고 있어서다. 만약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넘겨 올해 연말까지도 처리되지 않을 경우, 전년도 예산에 따라 최소한의 예산을 편성하는 '준예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여야가 다투고 있는 정치적인 이슈가 워낙 많아 오히려 예산안이 볼모로 붙잡혀 있는 모양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에 꺾이지 않는 '경제'다. 정쟁에 매몰돼 예산을 소홀히 했다간 내년에 다가올 거센 태풍에 우리 경제는 힘없이 꺾여버릴 것이다. 내년 경기에 대한 전망이 한층 어두워진 지금, 예산은 내년에 다가올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이자 '최후'의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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