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냉전 2.0’ 시대 정의하나

입력 2022-11-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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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이후 첫 대면 정상회담
공동성명 도출 가능성 낮아
바이든 “이번 회담서 레드라인 무엇인지 파악할 것”
공통점 찾는 대신 갈등 관리에 초점 맞출 듯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별도로 한다. 두 정상이 직접 대면 회담에 나서는 것은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바이든 취임 이후 5차례 전화와 영상통화만 했다.

이번 양자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에서부터 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서로에 대해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12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미 양국은 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가장 냉랭한 관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전방위적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8월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하자 양국의 갈등은 극에 달한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국가안보전략(NSS)과 국방부의 국가방위전략(NDS) 등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중국을 ‘경제·군사·기술 등에서 미국에 유일하게 도전하는 국가이자 경쟁국’으로 규정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미국의 외교·군사적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중 정상 회담이 ‘냉전 2.0’ 시대를 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 곳곳에서 핵 위협이 고조된 가운데 서방 진영과 중국·러시아 진영으로 세계가 분열할 조짐이 한층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었던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번 회담은 어떤 의미에서 냉전 2.0 시대의 첫 초강대국 정상회담”이라면서 “두 정상이 암묵적이라도 경쟁 속에서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논의할 것인지, 아니면 기본적으로 무한 경쟁 체제로 갈 것인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담에서 다뤄질 현안들이 대부분 합의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어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핵을 갖고 세계를 위협하는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압박 동참에 시 주석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중국은 러시아를 서방세력에 대한 중요한 균형추로 보고 있어,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현안이 많은 만큼 이번 정상회담이 공통점을 찾는 것보다 잠재적인 갈등을 관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관리나 기후변화 등 세계적인 공동 과제가 있어서 양국은 대립하는 와중에도 협력할 공간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민주당이 상원 수성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더 강해진 상태에서 미·중 정상회담에 임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나는 시 주석을 잘 알고 있고 그도 마찬가지여서 서로 간에 오해는 거의 없다”며 “이번 회담에서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몇 년 간 우리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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