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실적 선방했는데…"

입력 2009-04-06 14:11 수정 2009-04-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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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악화, 수요 감소 등 곳곳 불안요인

정유사들이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정제마진 악화 등 곳곳에 불안요인이 남아있어 향후 실적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실적 선방"

6일 정유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더딘 경기 회복 속도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이 규모를 결정하는 정제마진이 1~2월 개선된데다 당기순이익을 결정할 원·달러 안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유사의 이익을 나타내는 정제마진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개선됐다.

12월 마이너스였던 단순정제마진은 올해 1월 배럴당 1.2달러, 2월 배럴당 0.58달러를 기록했다. 단순정제마진이 3월들어 다시 배럴당 -2달러선으로 돌아섰지만 1~2월 국제 휘발유가격과 경유가격 강세에 힘입어 복합정제마진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예상된다.

159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도 3월 말 기준 1380원대로 200원가량 낮아진 것 역시 정유사 실적에 도움이 됐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한 정제 마진 급락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나프타, 벙커C유 등 일부 석유제품들의 정제마진 강세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화기준 정제마진이 상승했다"며 "또한 지난해 4분기 원유, 제품가격 급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의 일부 환입 등으로 인해 1분기 실적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에너지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9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82% 증가하고, 에쓰오일은 3390억원으로 전분기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나아진 실적표를 손에 든 정유사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전분기보다 나이지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 선방이 예상되지만 불확실성 요인들이 곳곳에 남아있어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제마진 역시 1~2월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다 3월부터는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운간 정제마진은 큰 폭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환율, 유가 등 시장 변수 전망도 불투명해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북미지역 정제설비들의 상당수가 1분기 정기보수를 마치고 이달부터 재가동에 들어갈 전망인데다 특히 3월 중순 이후의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도 릴라이언스(Reliance)를 비롯한 상당수 중국, 인도 등지의 신증설 설비들이 가동률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역내 수급은 1분기 대비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국내 정유사들로서는 탐탁치 않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규수요 증가의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지만 공급과잉이 예상돼 물량이 시장에 반영되는 하반기 이후에나 시장전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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