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만 타는 차?...전기차, 미국시장서 주류로 자리잡기 시작

입력 2022-11-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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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70% 급증한 57만여대 판매
내연기관차 15% 감소와 대조
전기차, 가격은 비싸지만 유지비는 저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주차장 한켠에 마련된 충전소에서 한 차량이 충전되고 있다. LA(미국)/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주차장 한켠에 마련된 충전소에서 한 차량이 충전되고 있다. LA(미국)/AP뉴시스
전기차가 소수만 타는 자동차를 넘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자동차 시장 조사·컨설팅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미국 전기차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약 70% 급증한 총 57만6408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판매가 15% 감소한 내연기관차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전체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만 봐도 전기차는 올들어 9월까지 5.6%를 기록해 전년 동기(2.9%)보다 약 두 배가량 늘었다.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 부족 등과 같은 생산 제약이 없었다면 더 많은 전기차가 판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입 초창기만 해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는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소수 부자가 사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전기차 가격대가 내연기관차보다 수천 달러 이상 비싸게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NYT는 웹사이트를 통해 수집한 미국인 3000명의 전기차 구매 후기를 토대로 최근 들어 전기차를 구매하는 이유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선택 외에 저렴한 유지비용을 꼽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기차의 경제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유시장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휘발윳값이 폭등하자 충전식 전기차의 저렴한 유지비에 초점을 맞춘 사람들이 많아졌다. NYT는 “전기차 구매 비용은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비싸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의 집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로 생산된 전기 등을 이용하는 등 유지비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지니아주의 한 남성은 “환경보호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전기차를 살만큼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정부 보조금 덕분에 지난해 2만 달러(약 2660만 원)에 닛산 리프를 구매했으며 연간 약 1200달러에 달했던 주유비도 아낄 수 있게 됐다. 오일 교환이 필요가 없는 등 유지비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 리서치 업체 리커런트의 스콧 케이스 최고경영자(CEO)는 “2년 전만 해도 전기차들을 사는 사람들은 괴짜라고 받아들여졌다”면서 “초기이지만 최근 전기차를 사는 사람들은 주류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는 많은 사람이 혁신을 채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해결 과제도 많다. 여전히 주행거리 개선이 가장 우선순위로 꼽힌다. 장거리 이동 시 고속충전소를 찾는 어려움 때문에 상당수 전기차 구매자들이 기존 내연기관차를 유지하되 세컨드카로 전기차를 선택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충전소 시설이 아직 많지 않은데, 급속 충전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10분에서 1시간가량이 소요되지만, 가정에서 충전하면 꼬박 하룻밤이 걸린다.

대중화를 위해서는 보급형 차종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를 비롯해 포드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업체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 모델급의 전기차에 집중해왔는데, 앞으로는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확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약 3만 달러대부터 시작하는 쉐보레 이쿼녹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모델을 포함한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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