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관투자자, FTX 사태에 가상자산서 영원히 등 돌리나

입력 2022-11-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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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들, 비트코인의 5% 보유 추정
금 대체 투자처로 한때 주목 받기도
5월 루나사태 이어 FTX발 유동성 위기에 불신 커져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서 우량한 거래소로 손꼽혔던 FTX가 몰락하면서 코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도 이번 FTX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산으로써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기관투자자들이 그간 가상화폐를 경원시해왔는데, FTX 사태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이 주류로 편입될 가능성이 지극히 낮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제까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나 금을 대체할 자산으로 가상자산을 채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사태로 이러한 주장이 완전히 타격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한번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 폭이 크고, 시장 구조가 지나치게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살만 아메드 수석 투자전략가는 "FTX 붕괴는 가상자산 생태계의 생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면서 "가상화폐를 포함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은 항상 어려웠지만, 앞으로 더 많은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영국 런던에서 646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업체로, 2월 유럽 기관투자자들을 겨냥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했는데 이 펀드는 지금까지 55%의 손실을 봤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가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가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인다. 뉴욕/AP뉴시스

피델리티인터내셔널뿐만이 아니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던 1년 전,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대체투자 형태로 가상자산 투자 바람이 뜨거웠다.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에 따르면 1월 기준 기관 투자자들은 전체 비트코인의 5%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월가에서도 장밋빛 전망이 줄지어 나왔다. JP모건체이스의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장기적으로 금 지위를 탈환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이론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PWC가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상화폐 관련 헤지펀드의 42%가 비트코인이 올해 말 7만5000달러에서 10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5월 루나·테라 사태가 터지면서 이러한 전망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고, 이번에 FTX 사태까지 터지면서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비관론이 짙어졌다. 여기에 이날 크립토닷컴 거래소는 32만 개 달하는 이더리움을 다른 계좌에 송금 '실수'했다가 회수했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 회사는 송금 '실수'라고 언급했지만, 일각에서는 거래소끼리 자금 돌려막기를 위한 송금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4만6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던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지난주 자신의 기존 전망을 대폭 수정해 비트코인이 1만3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투자 다각화를 위해 가상자산에 투자한다는 주장은 얼마 전에 죽었다"고 평가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마트 다우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허풍"이라면서 "더 많은 투자자가 시장을 떠나면서 가상자산 가격이 다시 폭락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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