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위주…제조업은 미흡해
데이터 전환 모범 모델로 '독일'
“데이터야말로 ‘제2의 석유’가 될 정도로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자원이다.”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지가르 반살리 소프트웨어AG 아시아 지역 CTO는 한국의 ‘산업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살리 CTO가 산업 데이터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데이터야말로 ‘제2의 석유’가 될 정도로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반살리 CTO는 “정보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게 데이터이기 때문에, 새로운 석유라고 할 수도 있고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중심에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업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 있는 반살리 CTO지만, 놀랍게도 그는 제조업계 출신이 아니다. 반살리 CTO는 금융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금융 서비스업 특성상 기술을 빨리 받아들이고, 고객을 많이 만나면서 기술을 제조업에 연결해주는 사업을 받아들이게 됐다.
그는 “금융 서비스에서의 경험뿐만이 아니라 다른 고객으로부터 배웠던 경험이 누군가를 설득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며 “고객들은 이미 (데이터 전환의) 여정을 시작해서 성공을 이루거나 따라잡는 단계다. 그런 과정에서 다양한 혁신이 발생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5년 이상 경력을 지닌 반살리 CTO의 목표는 더 많은 고객이 디지털 전환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는 “저희가 개발한 상품을 어떻게 하면 고객이나 파트너의 효율성 증진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물리적인 세계에서 나온 정보를 디지털 세계로 옮기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동할 수 있다. 이런 선순환을 통해 고객을 돕고 싶다.”
반살리 CTO는 우리나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조언도 했다. 그는 한국이 지나치게 ‘첨단기술’에만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산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제조업에선 디지털 전환이 미흡하기에 발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첨단기술 부분은 한국이 굉장히 많이 발전했지만, 전통적인 제조업에선 이제 막 전환을 시작하고 있다”며 “일부 회사는 시장이나 고객 수요를 데이터와 연결하는 걸 고민하고 실행하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가 더 많아서 전통적인 제조업체에선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품 주도적인 마인드셋이 아직도 팽배하다”며 “전환을 주도하는 관점에서 한국은 그 여정을 이제 시작한 단계다. 제조업계는 아직 전환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산업 디지털 전환의 선도 주자인 독일은 반살리 CTO가 예시로 든 모범 기업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AG의 고객인 한 엘리베이터 기업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엘리베이터를 편리하게 타는 데이터 전환 기술을 적용했다.
그는 “데이터 전환은 독일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중간쯤의 단계”라며 “기기 연결이나 시각화 등을 제공하는 건 이미 해온 한국 기업이 많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가는 역량이 있는 조직은 아직 없고 좀 더 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