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25분 만난 한중 정상, 북핵 논했지만…사드·한한령 언급 없어

입력 2022-11-15 20:19 수정 2022-11-1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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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인니 발리서 한중 정상회담
尹대통령, 취임 후 시진핑과 첫 대면
시 주석, '담대한 구상'에 처음 지지 의사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7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대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중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후 3년만이다. 양 정상회담은 25분간 이뤄졌다.

애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스탠딩 환담이 유력했던 한중 정상 간 만남이 공식 회담으로 확정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25일 시 주석과 첫 전화 통화로 인사를 주고받았으며, 지난 5월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중국 사절단, 지난 9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한 바 있다.

양 정상은 우선 최근 연이은 북한의 무력 도발과 핵 실험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며 "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하며 양국 공동 문제임을 시사했다.

또 시 주석은 우리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선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8월 윤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담대한 구상’을 공개한 이후 박진 외교장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은 중국 측 카운터파트에 상세한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채널로도 이에 대한 반응을 보인 적이 없던 중국이 처음으로 지지 의사를 표한 것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경제 교류, 인적 교류를 포함해서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정, 나아가 기후 변화, 에너지 안보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 관계를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을 직접 뵙게 돼서 뜻깊게 생각한다. 얼마전 서울 이태원에 있었던 참사에 대해서 애도를 표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지난 3월 통화와 8월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한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한중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는데 공감했다"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는 동아시아 국제 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고 기여해 나가는 것"이라며 "그 수단과 방식은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에 기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이것이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고위급 대화의 활성화에 공감을 표하고, 한중 양국 간 1.5 트랙 대화체제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도 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윤 대통령에게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밝힌 사실도 공개됐다. 반도체 칩4 동맹 등 미국이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디커플링)하려는 행보에 한국이 동참하지 말라는 견제로 해석된다.

또 양 정상은 시 주석의 방한 시점에 대해서도 논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 3월25일 시 주석과 첫 전화 통화로 인사를 주고받았으며, 지난 5월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중국 사절단, 지난 9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한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 차례, 문재인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중국을 찾았다.

시 주석은 또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와 관련해서도 “얼마 전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에 다시 한 번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 부상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5일 오후 5시11분(현지시간·한국시간 6시11분)부터 오후 5시36분(한국시간 6시36분)까지 25분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실시됐다고 밝혔다.

다만 애초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및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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