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기 싫으면 나가”...머스크, 트위터 직원에 ‘최후통첩’

입력 2022-11-17 14:43 수정 2022-11-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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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5시까지 결정하라고 통보
비용절감과 불만 세력 척결 차원
트위터 블루 서비스 재개 29일로 연기
테슬라 뒷전 의구심도…“최근 후계자 물색”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월 26일 세면대를 들고 트위터 본사로 들어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월 26일 세면대를 들고 트위터 본사로 들어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 직원들에게 야근하기 싫으면 회사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마음의 결정을 내릴 시간은 단 이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핵심 인력까지 해고하면서 경영전략에 물음표를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16일(현지시간) 오전 직원들에게 보낸 ‘최후통첩’ 메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갈림길(A Fork in the Road)’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머스크는 트위터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강조하고, 직원들에게 떠날지 남을지를 선택하라고 독촉했다. ‘트위터 2.0’ 시대를 열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기 싫은 사람은 회사를 그만두라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다음 날 오후 5시까지로 딱 이틀이다. 머스크는 “극심한 경쟁 사회에서 우리는 매우 열정적이어야 한다”며 “고강도로 장시간 근무해야 하고 뛰어난 실적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에게는 석 달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직원 해고로 비용 절감과 불만 세력 제거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440억 달러(약 59조 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후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앞세워 전체 직원 7500명 가운데 절반을 해고했고, 수천 명의 계약직 직원도 내보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위터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위터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매출 구조도 손봤다. 이용자들의 맹비난에도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의 월 구독료를 4.99달러에서 8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트위터 블루는 계정 이름 옆에 파란색 체크 표시를 달아주는 서비스로, 기존에는 정치인·연예인 등 유명 인사, 공공기관, 기업 등 인증받은 계정에만 제공했다. 그러나 구독료를 8달러로 올리면서 돈만 내면 누구나 파란색 체크 표시를 달 수 있도록 했다.

사내 여론 단속에도 나섰다. 머스크는 15일 약 24명의 직원을 잘랐다. 트위터나 사내 메시징 서비스인 슬랙에 머스크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다. 이들은 머스크의 대규모 감원이 트위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어렵게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감원 칼바람 과정에서 핵심 인프라 유지 인력까지 대거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다. 머스크는 일부 빈 자리를 테슬라 등 본인 소유 회사에서 데려온 측근과 직원들로 채웠다.

당장 업무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머스크는 15일 트위터 블루 서비스 재개를 29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위터 블루는 출시된 지 엿새 만인 지난 11일 운영을 중단했다. 유명인을 사칭한 계정이 급증하면서 혼란이 발생한 영향이다. 머스크의 경영전략이 못 미더운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수익 전망에도 경고음이 켜졌다.

한편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올인’하자 테슬라가 뒷전으로 밀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전날인 지난달 26일 세면대를 들고 나타났고, 이후 본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머독 테슬라 이사는 이날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열린 머스크의 거액 스톡옵션 관련 재판에서 “머스크가 최근 몇 달간 테슬라의 새 CEO 후보를 물색했다”고 말해 후계자 논쟁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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