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금’ 드디어 뜨나, ETN 상품 수익률 반등…“금 1830달러까지 상승”

입력 2022-11-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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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에 좀처럼 맥을 추지 못했던 ‘금’의 귀환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봇’ 기대감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자 금 관련 수요가 부풀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가 내년부터 재차 확대될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ETN 시장에서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 ETN(H)은 17.40% 상승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지난 10월까지 -19.8% 하락했던 추세가 반대로 뒤집힌 것이다. 이 상품은 미국상품거래소(COMEX)에 상장된 금 선물 수익률을 기반으로 하는 블룸버그 금 지수를 2배로 추종(Bloomberg Gold Single 2X Leveraged TR)한다.

같은 기간 미국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서 산출되는 ‘DJCI 2X Leverage Gold TR’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은 16.40%, QV 레버리지 금 선물 ETN(H)은 16.37%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 상품들도 하반기 들어 10월까지 각각 -19.49%, -19.89%로 주저앉던 모습에서 돌아섰다. S&P GSCI Gold 2X Leverage TR Index를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도 15.45% 올랐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출시된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ACE KRX금현물’도 이달 들어 0.6% 상승 중이다.

올해 중반 내내 부진하던 금 선물 가격이 이달 들어 회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12월물 금 선물의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1% 하락한 온스당 1775.8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일 한달여 만에 1700달러를 회복한 데 이어 상승세가 지속 중이다.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만 해도 1600달러 초반대에 머물렀다.

그동안 강력한 ‘킹 달러’가 금 수요를 삼켜왔으나, 달러가 다시 약세 흐름을 보이자 금이 재차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이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만큼 달러 이외의 화폐를 쓰는 국가에서 달러 가치가 오르자 가격 부담이 커졌고, 결국 금 수요 감소로 이어져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서프라이즈’ 등 인플레이션 피크 가능성이 점쳐지자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전면 전환할 거란 ‘피봇’ 기대감이 커졌고, 이에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선진국 중앙은행 13곳과 신흥국 중앙은행 3곳의 61%가 향후 1년간 금 보유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올해 3분기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399t의 금(약 200억 달러)을 매수, 금에 대한 국제수요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또 중앙은행들은 8개 분기 연속 금 매입을 늘리는 추세이며, 내년에는 신흥국 중앙은행(65%)을 중심으로 금 보유 유인이 확대될 거란 게 하나증권의 설명이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도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내년부터 다시 커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경기 침체 국면마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수익률이 높았던 만큼 내년 들어 연준의 금리인상이 위축되면 금 수요가 올라올 거란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적인 성격의 금 매입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내년도 주요국 경제의 침체 국면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안전자산 수요면에서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1980년 이후 경기 침체 국면에 금 수익률은 평균 9.3% 기록했다”며 “수익률을 현재 금 가격에 적용하면 온스당 1830달러 수준까지 상승 가능할 전망이며, 금 가격은 내년 1분기부터 연말까지 점진적인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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