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전용면적 84㎡형은 대부분 분양가 13억 원 이상이라 대출이 안 되지만, 장위4구역 전용 84㎡형은 됩니다. 대출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사람이면 이곳으로 오지 않겠습니까”. “아파트 거래 자체가 끊겼는데 분양이 되겠습니까. 분양 어려울 겁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들은 분양을 앞둔 ‘장위자이 레디언트’ 청약 전망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서울 내 대단지 분양에 대한 기대와 부동산 시장 불안이 공존하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장위뉴타운 내 최대규모인 2840가구에 달한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만 1330가구로 이르면 이달 분양을 진행한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 시기와 겹쳐 관심도가 덜하지만 모처럼 서울 강북지역 내 대규모 분양이 진행되는 만큼 수요자의 관심이 뜨겁다.
2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에선 아파트 단지 조성을 위한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장 내부에선 기계 소음이 끊이지 않았고, 공사장 외부로는 덤프트럭 등 대형 공사 차량과 현장 인원들이 쉴새 없이 드나들었다. 공사장 안쪽으로는 오는 25일 개관을 앞둔 견본주택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장위4구역은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하 3층~지상 31층, 총 31개 동, 2840가구 규모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장위4구역이 속한 장위뉴타운은 총 15개 구역, 2만4000가구 신축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서울 내 35개 뉴타운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가운데 4구역은 입지가 우수하고 규모도 가장 커 장위뉴타운 내 대장 단지로 꼽힌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사랑의교회가 있는 10구역을 포함한 9구역 쪽은 얕은 언덕 지형이지만 4구역은 완전 평지고,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과 1호선 석계역 더블 역세권까지 갖춰 다른 장위뉴타운 내 재개발 구역보다 더 좋다”고 평가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 분양일정은 미정이다. 애초 장위4구역 조합은 지난 18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었지만, 오는 25일로 일주일 미룬 바 있다. 하지만 일선 공인중개 관계자들은 25일 모집공고 일정도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H공인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일정이 정해지면 알려주기로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며 “세부 일정이 나와야 분양 문의에 대응할 수 있는데, 정확한 일정을 몰라서 우리도 세세하게 안내를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 분양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2834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용 84㎡형 기준 약 9억7000만 원 수준으로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이다. 장위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장위 포레카운티' 전용 84㎡형은 지난달 21일 9억1400만 원에 실거래됐다. 분양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비싼 분양가격이 흥행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정부 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로 실수요자의 선택이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분양가 12억 원 이하 아파트에도 중도금 대출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 84㎡형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강동구 둔촌주공은 분양가격이 3.3㎡당 3829만 원으로 확정돼 전용 84㎡형은 일부 가구를 제외한 대부분이 13억 원을 넘겨 대출을 받을 수 없을 전망이다.
S공인 관계자는 “인근에서 평수를 넓혀 이사 오려는 수요와 둔촌주공을 노렸지만, 대출이 막힌 일부 수요자가 장위자이 레디언트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