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완화’에 ‘할인분양’까지…사라졌던 미분양 소진 카드 '꿈틀'

입력 2022-11-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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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줄이기에 정부와 민간 모두 발 벗고 나섰다. 최근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자 중도금 대출 완화, 할인분양 등 여러 선제적 조치에 들어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에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집값 하락세 등으로 분위기가 크게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일 정부와 분양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1일부터 중도금 대출을 보증하는 ‘주택구입자금보증’ 지원 대상을 기존 분양가 ‘9억 원 이하’에서 ‘12억 원 이하’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개최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분양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2016년 8월부터 분양가 9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해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중도금 대출보증을 제한해 왔지만, 최근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분양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이러한 금융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또 미계약 가구도 속출하면서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거주지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 이후 계약 포기나 당첨 부적격으로 발생한 가구에 대해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 역시 만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청약 시장이 과열되자 지난해 5월 28일 공급되는 물량부터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는 단지들이 속출하자 다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는 4월 청약 접수 당시 328가구 모집에 3505명이 몰리면서 10.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정작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139가구가 미계약 됐다. 이후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최근 5차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한 상태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분위기가 이같이 흐르자 민간에서도 미분양 털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할인분양이나 중도금 무이자 등 혜택을 내거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현재 최초 분양가보다 15% 할인한 금액으로 분양하고 있고, 서울 구로구 오류동 일대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자 수분양자에게 중도금 5·6회차 이자에 해당하는 700만 원과 함께 2300만 원을 더해 현금 3000만 원을 지급해주기로 했다.

중도금 무이자 등을 혜택을 제시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경기 파주시 한탄면 일대에서 분양하는 ‘e편한세상 헤이리’는 1차 계약금 500만 원 정액제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발코니 확장 공사비 또한 무상으로 제공해 입주자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줬다.

한화건설은 경기 평택시 화양지구 일대에서 분양 중인 ‘포레나 평택화양’에 관해 중도금 전액 무이자와 함께 1차 계약금 1000만 원 정액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하고, 남은 분양물량 역시 많이 남아 있어서 단기간 분양시장의 분위기 반전은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현재 분양시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고금리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나 민간 모두 선제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분양시장 활성화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아직 기존에 남은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분양이 많이 이뤄지게 되면 물량이 크게 적체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체 미분양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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