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법 속도내는 野…'직권상정' 카드 꺼낼까

입력 2022-11-21 15:30 수정 2022-11-2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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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여야 간사, 삼성생명법 막판 협상
"논의라도 하자" vs "절대 불가" 견해차 못 좁혀
합의 불발 시 野 '직권상정'하나…與서는 "무리수"
박용진 "삼성생명법으로 이재용, 삼성, 개미 모두 이득"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삼성생명법 법안설명 간담회'에서 필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박용진 의원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삼성생명법 법안설명 간담회'에서 필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박용진 의원실)

여야가 '삼성생명법'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야당은 국회에서 논의라도 해보자는 입장이지만, 여당에서는 '원천봉쇄' 뜻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는 22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상정할 법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금융 관련 쟁점법안들을 다룰 예정이다.

상정할 안건들이 대부분 정해졌지만 삼성생명법 등 일부 안건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삼성생명법을 상정해서 논의하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보험업법을 올리지 말자고 한다"며 "처리를 신중하게 하자는 건 받아들일 수 있는데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야 합의가 끝까지 안 되면 민주당이 단독으로 삼성생명법을 상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안1소위원장인 김 의원은 이 법안을 직권상정할 권한이 있다. 김 의원은 "(삼성생명법을) 올려야 한다. 안 올리고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힘 정무위원은 통화에서 "소위에서 직권상정을 하는 건 굉장히 무리수라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삼성생명법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 저격수'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1일 '삼성생명법 법안설명 기자 간담회'를 열고 법안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그는 삼성생명법에 대해 "회계 처리 기준을 재무제표상 시가로 하고 보험업 감독규정을 위반하는 부분이 있으면 의결권에서 빼자는 얘기다.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불법이나 반칙을 할 실효성 없어지기 때문"이라며 "이 법안 통과시켜서 이재용 회장 본인에게는 합법 경영을, 삼성에는 투명한 기업 운영을, 700만 개미들에게는 돈을 벌 기회라는 3자 이익의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삼성생명법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고 해도 국회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법안 자체에 대해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나 정책위원회 차원에서도 이 법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이 있는 건 아니라 법안을 강하게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도 간담회에서 "삼성이 워낙 거대하고 언론과 정치권과 관료들에게 힘을 줄 수 있어서 앞으로도 자신할 수는 없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 평가 기준을 현행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고, 총자산의 3%를 초과하는 지분은 매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정 투자 대상에 자산이 쏠리는 걸 제한해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생기는 걸 막자는 취지다.

재계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물산→삼성생명ㆍ삼성화재→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이재용 회장의 지배구조가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삼성가의 지배구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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