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오리온까지…바이오 꽂힌 유통기업, 차별화 전략은?

입력 2022-11-22 05:00 수정 2022-11-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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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국내 유통기업들이 앞다퉈 바이오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나날이 성장하는 국내외 바이오 시장에서 가능성을 읽고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K바이오의 후발주자가 된 이들의 결단이 과연 시기적절한 선택인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 CJ와 롯데에 이어 오리온이 본격적인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모두 국내 대표 유통·식음료 기업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설립을 결정하고 다음 달 16일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주요 사업분야는 의약품과 소비재, 식품원료 개발 및 판매로 명시했다.

아직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세부적인 사업 계획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기존 사업과 다른 바이오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조바심을 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바이오와 음료, 간편대용식을 3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바이오사업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주 무대인 중국에서 현지 국영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이미 지난해 3월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기술개발유한공사(이하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고, 국내 바이오 유망기술을 도입해 중국 현지에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을 도입하고, 중국에 암 체외진단 제품 개발을 위한 대규모 양산설비도 갖췄다. 올해 2월에는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7월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통해 중국 산둥성 지닝시의 바이오산업단지에 백신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4만9600㎡(1만5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900억 원을 투자, 2024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바이오사업을 다각화하는 측면에서 중국 합자법인과는 별도로 국내 자회사 설립을 결정한 것"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10년 이상의 장기간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으며, 자회사 편입 시점에 맞춰 보다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청사진은 좀더 구체적이다. 5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과 동시에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참가해 회사를 알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연내 시러큐스 공장의 인수를 마무리 짓는 한편, 10억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투자할 국내 생산시설의 조성을 두고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을 저울질하고 있다.

생산 거점이 될 시러큐스 공장은 62개국 이상의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 경험이 있고, 스케일 업에서 공정 개발, 바이오 의약품 원액 생산, 분석 시험 등 생산 및 품질 관련 전 과정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곳에 항체의약품 CDMO 설비투자까지 진행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롯데지주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언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앞으로 10년간 바이오사업에 2조5000억 원을 쏟아붓기로 하고, 필요하다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각오까지 밝혔다.

CJ는 올해 1월 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르년 2년 내 면역항암∙자가면역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면역항암제 불응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CJRB-101'과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CLP105'의 임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6억 원, 영업손실은 207억 원이다.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를 매각한 CJ는 지난해 10월 천랩을 인수하면서 다시 바이오사업으로 돌아왔다. 당시 연매출 5000억 원 수준이었던 HK이노엔은 올해 8000억 원 돌파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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