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풍차머니”...덴마크 투자유치 나선 이창양 장관

입력 2022-11-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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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풍력터빈 기업, 국내 투자 검토
李 장관, 국내 해상풍력사업 잠재력 설명
베스타스 뛰어들면 외투 성과 늘어날 듯
산업부, 실무선에서 협상 이어나가기로

▲이창양(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칼리드 알 팔레(왼쪽) 사우디아리비아 투자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양(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칼리드 알 팔레(왼쪽) 사우디아리비아 투자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빈살만의 오일머니에 이어 세계 최대 풍력터빈 기업이 한국 투자를 노린다. 정부는 덴마크 베스타스사와 만나 한국 투자를 추천하고 각종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베스타스가 한국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만큼, 정부는 투자 성공까지 계속해서 협의할 계획이다.

22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사 헨릭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국내 터빈공장 설립 등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베스타스는 육상과 해상 풍력터빈을 설계하고 제조, 설치하는 기업이다. 세계풍력발전협회가 선정한 지난해 풍력터빈 생산업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5년 연속 세계 최고를 유지했다.

이 장관과 앤더슨 CEO의 이번 만남은 구체적인 투자 확정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베스타스의 투자를 위해 이 장관은 국내 해상풍력의 확대 추세와 잠재력을 전달하고, 베스타스의 생산공장 신설 투자를 권유했다. 앤더슨 CEO도 긍정적으로 상황을 검토할 계획이다.

베스타스가 한국의 풍력터빈 사업에 뛰어든다면 국내 외국인 투자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만약 베스타스가 한국에 풍력터빈 공장을 직접 짓고, 설비를 제공한다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풍력발전 설비를 수입해올 필요가 없다. 게다가 베스타스가 제공하는 설비는 첨단산업 분야로 해당하기 때문에 미래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베스타스가 발전 사업자는 아니고 터빈과 너셀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공장을 국내 모처에 짓겠다는 생각이 있다. 되게 좋은 투자"라며 "어차피 수입을 해와야 하는데 수입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만들어서 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7일에도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의 공식 방한을 계기로 9조 원대 석유화학 단지 개발 투자인 '샤힌 프로젝트' 추진을 따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화성 뉴 캠퍼스 기공식을 진행했고, 에어버스 D&S CEO를 만나 R&D센터 설립을 요청하는 등 외국인 투자 성과를 계속해서 올리는 중이다.

당시 외투 기업들은 한국이 골고루 발전한 제조업 기반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에 높이 평가하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중국, 유럽연합, 미국 등 거대시장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걸림돌은 남았다. 베스타스는 중국이나 대만 등 여러 국가를 상대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를 검토 중이다. 투자가 이뤄졌다고 단정 짓긴 어려운 상태라 실무 협상에서 최대한 투자를 끌어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좋은 투자라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유치하려고 한다"며 "(실무선에선) 아주 긍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만약 실무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내년 초엔 구체적인 투자 금액과 규모가 발표될 전망이다.

이 장관은 이번 만남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가 중요한 축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앞으로 첨단산업 분야의 생산시설과 R&D센터 등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투 기업에 차별적이거나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 의지를 알리기 위한 행보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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