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위원장 “최대 현안은 환경과 공시 대응…기술적 어려움"
김정각 금융위 상임위원, “ESG 공시, 투자 이어지도록 할 것"
기업의 비재무적 투자 판단 요인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22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손경식 위원장(경총 회장), 17개 대기업 경영진,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도 제2차 ESG 경영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ESG 경영위원회는 참여기업들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환경과 공시 분야의 정책 방향 및 과제를 논의했다.
손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현실의 ESG 경영은 기업들에게 많은 도전과 변화를 요구한다”며 최대 현안으로 ‘환경’과 ‘공시 대응’을 꼽았다.
손 회장은 “탄소 무역장벽은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민관이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EU 탄소국경조정제도 대비를 요청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기후 영향을 반영한 공시기준 마련에 대해 “기술적 어려움이 클 뿐만 아니라 미래 영향을 반영한 정보가 과연 유용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와 산업계의 긴밀한 소통을 당부했다.
금한승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환경정보공개제도, 전과정평가(LCA) 및 다양한 자금·융자 지원사업 등 정부의 ESG 지원정책과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제도 정비와 각종 지원을 계속해 나갈 뜻을 밝혔다.
김정각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ESG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과 함께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 위해 ESG 공시, 평가, 투자로 이어지는 ESG 생태계 조성 전반에 걸쳐 글로벌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제도기반을 지속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들은 정부의 실효성 높은 환경경영 지원과 현실성 있는 공시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참석위원들은 산업계 현실과 괴리감이 있던 ESG 정책이 최근 합리적으로 보완·발전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저탄소·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지원 확대와 합리적 규제 개선을 요청했다.
위원회는 구체적 개선과제로 △재생에너지 공급량의 조기 확대 △산업별 표준 전과정평가(LCA) 데이터 검증 표준화와 관련 정보의 국제적 인정 필요성 △대기업의 중견·중소기업 ESG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친환경 선박 인증획득 주체를 해운사 외 제조사로 넓히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공시와 관련해서는 ‘스코프(Scope) 3’ 산정방식 등 국내 기업 특성에 맞는 세부지침 마련과 자본시장법과 거래소 공시규정, 환경부 환경정보 공시 등 부처별로 별도 운영되고 있는 ESG 공시 요구사항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정부와 산업계의 소통 확대는 고무적인 일”이라며 “현장에 유연하고 능동적인 ESG 경영이 확산되도록 자체 노력을 강화하고,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ESG 경영위원회는 친환경 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하고 윤리적인 의사결정구조 확립을 선언하며 지난해 4월 26일 출범했다. 10대 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그룹 17개사 대표이사 사장단이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참여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1047개이다.
ESG 경영위원회는 정부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 정책 소통을 위해 상·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정기 개최된다. 산하에는 각사 실무책임자가 참여하는 ESG 실무위원회가 분기마다 구체적인 ESG 경영 실천방안을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