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2020년 수준으로 회귀할 전망이다. 올해 집값 하락으로 실거래가와 공시가격 간 역전 문제, 과도한 국민 세 부담이 불거지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단독주택과 토지 역시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어서 내년도 국민 부담은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오후 한국부동산원 서울 강남지사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4일 시행한 1차 공청회에 이어 두 번째 열린 간담회다.
이날 발표를 맡은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올해 현실화율에서 공동주택은 3.5%, 단독주택은 7.7%, 토지는 8.5% 인하해 적용한 값을 내년 현실화율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 내용대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인하되면 공동주택은 올해 71.5%에서 내년 69%로 낮아진다. 2020년 공동주택 현실화율(69%)과 같다. 단독주택 역시 올해 58.1% 수준에서 53.6%로, 토지는 71.6%에서 65.5%로 모두 2020년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지난 4일 시행한 1차 공청회에선 공시가격 현실화율 개편을 1년 늦추는 방안이 제안됐다. 집값 하락 폭이 가파른 데다 대외 경제 변수가 많아 현실화율 조정안을 내놓기 어렵다는 이유다. 하지만 집값 내림세에 실거래가의 공시가 역전 현상이 지속하자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추가 인하안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4일 1차 공청회 때 발제한 내용은 상당히 의미가 있지만, 정부 내에선 국민 부담 완화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2차 공청회를 통해 (현실화율 인하안을) 발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토 과정에서 현실화율을 지난해 수준으로 고정하면 일부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를) 역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여러 시뮬레이션 통해 (현실화율 수정안을) 더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앞선 1차 공청회에선 공시가격 현실화율 개편을 1년 늦추는 방안이 제안됐다. 집값 하락 폭이 가파른 데다 대외 경제 변수가 많아 현실화율 조정안을 내놓기 어렵다는 이유다. 하지만 집값 내림세에 실거래가의 공시가 역전 현상이 지속하자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추가 인하안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역시 현실화율을 최소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려 부동산 세금 부담을 낮추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당장 공시가에 대해선 조세재정연구원이 공청회에서 제안한 (동결) 정도로는 부족해 더 강화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이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내년도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쯤 조정될 전망이다. 유 교수는 “2024년 이후 현실화율과 목표 현실화율, 유형 및 가격 구간별로 구분한 목표달성 기간은 내년 시장 상황과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에 다시 검토하자는 제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재산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등 67개 행정 제도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시가 현실화 계획 재검토를 공약하고 당선된 뒤 국정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공청회 제안 등을 종합해 이달 중 공시가 현실화 계획 수정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