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가상승·자본유출 위험 크지 않아…금리인상 조절해야”

입력 2022-11-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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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한 3가지 이유’ 밝혀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은 물가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자본유출 위험이 크지 않은 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경련은 23일 ‘물가수준·경제펀더멘털 주요국 비교를 통한 통화정책 방향성 검토’ 보고서를 통해 3가지를 근거를 들어 우리나라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이 제시한 근거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높은 실질기준금리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물가 전망 △우수한 대외 신인도와 지급 능력에 따른 높은 자본유출 방어력 △악화하고 있는 국내기업의 상황 등이다.

전경련은 우선 한국의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높고 물가 전망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한국의 명목기준금리는 3.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유로존은 1개국 간주) 중 10번째로 높아 중간 수준이다. 또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5.49%로 20개국 중 16위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한국의 물가를 고려한 기준금리인 실질 기준금리(면목기준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는 -2.49로 OECD 20개국 중 7위였다. 전경련은 실질기준금리 수준이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다른 국가들에 비해 그 폭이 깊지 않으므로 인상 속도 조절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은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9월 한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3.4%로 OECD 20개국 중 17번째로 낮았다.

전경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식료품·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점차 안정된다면 한국의 물가수준이 주요국들에 비해 조기에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한국의 높은 국가신용등급과 양호한 지급 능력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이유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기준 한국은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각각 AA와 Aa2 등급을 받았다. 이를 점수로 환산해 합산하면 18점으로 OECD 20개국 중 3번째로 높다. 주요 선진국인 영국(17.5점), 일본(16점), 유로존(15.8점)의 점수도 상회했다.

한국은 대외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분류되지만 국채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달 기준 한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27%로 영국(4.11%), 유로존(3.19%), 일본(0.25%)보다 높았다.

한국의 단기외채비율은 올해 2분기 기준 42.0%로 OECD 20개국 중 4위였다. 경상수지비율(올해 전망치 기준)도 3.2%로 5번째로 높은 등 지급능력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국내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하고 상환능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비금융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15.2%로 코로나 전인 2019년 말 101.3% 대비 13.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OECD 20개국 내 통계 확보가 가능한 19개국 중에서 3번째로 빠른 속도다.

부채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DSR(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도 한국은 비금융기업 기준 2019년 말 38.3%에서 올해 1분기 39.7%로 1.4%포인트 올랐다. OECD 20개국 내 통계 확보가 가능한 10개국 중 3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부담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외 주요국 대비 한국의 물가상승 압력과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대내적으로 기업들의 유동성 압박이 상당한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의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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