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은행권,中企 자금지원에 팔 걷었다

입력 2009-04-08 10:07 수정 2009-04-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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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모 대폭 확대...심사 절차도 간소화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회복을 위해 은행의 역할과 사명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경제 회복을 위한 은행권의 다양한 노력과 변화를 집중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은행권이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난에 빠져있는 중소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은행들이 외면한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월평균 3조원 이상 순증가를 지속하고 있고, 신용보증기관 특별출연을 통해 보증규모도 대폭 늘려 나가고 있다.

특히 성장성이 있는 우량 중소기업이 자칫 부도위기를 맞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대출심사와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고 업종의 특성에 맞춰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중기대출 확대...순증가 지속

지난해 국내 18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422조 4000억원으로 전년말(370조원) 대비 52조 4000억원 순증가했다. 특별예대상계 9000억원과 부실채권 상각·매각액 1조2000억원을 포함하면 실제적인 지원 규모는 54조7000억원이다. 월평균 4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이른바 ‘리먼 사태’이후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옥석가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5조원대에 이르던 중소기업대출 순증가액이 8월과 9월 2조원대로 급락했고 10월과 11월에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연말효과’가 반영된 12월은 2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와 은행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구체적인 지원 방침을 모색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순증가액이 3조원대로 회복되었고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도표 참조).

이는 은행들이 패스트트랙(Fast Track;유동성 지원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이 실시된 이후 총 5151개사가 7조8000억원을 지원 받았으며, 지난 2월에만 1724개사가 2조5000억원을 지원 받는 등 올 들어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책임자는 “지난해 리먼사태 이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하게 줄인 것은 사실이나 올해 들어서는 대출 규모를 다시 확대하고 있다”면서 “다만 과거보다는 지원 대상에 대한 기준과 심사가 대폭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중소금융지원팀 관계자도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여파로 상반기(35조1000억원)보다 하반기(17조3000억원) 대출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대책이 본격화되면서 중기 대출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출연 통해 보증규모 확대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소기업 여신에 대한 부실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도 무조건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부실 대출이 늘어나 은행의 건전성이 추락할 경우 우리 경제에 더 큰 짐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대출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보증기관 특별출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신용보증기금에 1000억원 특별출연을 통해 1조2000억원의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보증기관 특별출연은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의미하지만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지난 2월 국민은행도 기술보증기금에 50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7500억원의 대출 보증을 받았으며 농협도 3월 초 신보와 기보에 50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6000억원의 대출 재원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달 2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 5개 은행도 신보와 기보에 4250억원 규모의 특별출연을 통해 총 5조1000억원의 지원하기로 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더욱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금감원 중소금융지원팀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위기 직후 급감했던 중소기업 대출이 올해 들어서는 월 3조원 규모의 순증가가 지속되고 있다”며 “월 5~6조원 정도의 순증가를 보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작지만 최근 5년간 평균 수준 정도는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월의 경우도 은행권의 대출규모가 전월보다 다소 확대되어 3조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 ‘아직도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은행들도 대출시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일부 회수 가능성이 낮은 기업의 경우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되 ‘옥석가리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은행은 올해 중소기업에 약 50조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며,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반기에 전체의 60% 이상을 집중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행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보증기관 보증을 확대하고, 20조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자본 확충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 고의 중과실이 없는 대출에 대한 은행 임직원 면책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난에 시달렸던 우량 중소기업들이 올해에는 자금난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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