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해고 한파] '부르는 게 값' 개발자…'부르면 나가' 1순위로 전락

입력 2022-1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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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력 확보 모시기 전쟁 무색
경영악화로 고임금직 구조조정

▲경영난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선 게임사 베스파가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지난 7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게임사 베스파의 사무실이 불이 꺼진 채 닫혀 있다. (연합뉴스)
▲경영난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선 게임사 베스파가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지난 7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게임사 베스파의 사무실이 불이 꺼진 채 닫혀 있다. (연합뉴스)

IT업계에서 ‘부르는게 값’이었던 개발자 인기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인식 아래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심지어 회사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을 대거 해고 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IT업계에선 대표적으로 게임산업계에서 해고 찬바람이 분다. 게임업계는 지난해 잇따라 연봉을 올리며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했지만, 높아진 인건비는 게임시장 한파에 수익성을 갉아먹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왔다. 수익성 악화에는 고임금이 직격탄으로 작용했고, 그 결과 게임업계 전체적으로 성장 둔화를 겪기도 했다.

게임업체 베스파는 인건비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전 직원을 해고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7월 베스파는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일부 직원들을 내보낸 베스파는 경영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는 악수를 뒀다.

업계에서는 경영이 어려워진 게임사를 중심으로 대해고 사례가 또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임금을 대규모로 인상했지만, 게임 시장이 침체기를 겪었고 높아진 임금을 지급할 방도가 없는 탓이다. 특히 베스파와 같이 하나의 게임 성공으로 경영하는 ‘원 히트 원더’ 한계를 겪는 게임사 위주로 대해고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베스파 외에도 게임업계에서는 임금 삭감,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포털 업계에서는 대해고 사태를 막기 위해 인력 채용 속도 조절에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100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절반 수준인 500명 채용에 그쳤다. 카카오는 매년 세자릿 수의 인력을 전 직군에서 채용해왔지만 올해에는 두자릿 수로 줄이고, 이마저도 꼭 필요한 분야에서만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해외 IT기업의 대해고 사태 여파로 투자가 줄며 개발자 구인 공고 역시 줄어들고 있다. 수익성이 미비한데, 투자까지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되면 스타트업 발 대해고 사태도 줄줄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발자 몸값이 크게 뛰었지만 코로나19 안정화로 접어든 지금은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과도하게 높아진 몸값 조정이 우선돼야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한 개발자는 “높은 몸값의 개발자는 일부 대기업 소속 개발자 소수에 해당하며, 아직 대다수의 개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상황”이라며 “회사 경영이 힘들다고 해서 개발자들을 내보낼 것이 아니라, 회사의 방향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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