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와 인권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룰 수 있을까 방점이 찍혀있다."
23일 ‘한국의 첫 트랜스젠더 군인인 고(故) 변희수 하사가 남긴 숙제들'이라는 주제로 '2022 인터넷신문인의 밤' 행사에서 기자 부문 우수상을 받은 이투데이 유혜림 기자는 이같이 말했다. 육군본부가 2020년 1월 22일 강제 전역을 결정한 국내 첫 트렌스젠더 군인 변 하사 이야기는 국가 안보와 인권 사이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유 기자는 변 하사가 세상을 떠난 뒤 군에서 벌어지는 일을 추적해 기록했다. ‘성소수자 군복무 연구용역' 연속보도와 ‘변 하사의 순직 심사 과정' 등을 단독 보도하면서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기사들은 국회 국정감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거론됐다. '국가 안보와 인권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토론을 이끄는 계기를 마련했다.
유 기자는 “변 하사가 남긴 성소수자 군 복무 문제는 단순히 ‘성소수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용과 불허, 두 개의 결정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국가 안보와 인권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룰 수 있을까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생각한다”며 "변 하사의 이야기가 ‘모두를 위한 싸움’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변 하사 이야기는 언론윤리헌장 실천사례를 발굴해 확산한 기사로 평가받았다. 언론윤리대상은 2021년 1월 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제정한 언론윤리헌장에 부합한 기사를 선정한 언론상으로 올해 2회째를 맞았다. 유혜림 기자는 변 하사 사망을 순직으로 권고하며 고인 명예회복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한 서준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도 인터뷰하면서 변 하사가 남긴 숙제들을 풀어야 할 방향을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는 “이번 수상은 변 하사와 그의 지난한 싸움을 곁에서, 마음으로 함께한 모든 분께 공을 돌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순직 심사 중인 군이 ‘최전방에 남고 싶다’는 변 하사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연말 순직 결정도 내렸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성실하게 기록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017년 3월 육군 부사관에 임관한 변 하사는 ‘젠더 디스포리아’(성별 위화감)로 우울증을 겪었다. 군 병원 정신과 진료와 심리상담을 거쳐 성별을 정정하기로 마음먹고 부대에 알렸다. 소속 군단장은 그의 국외 휴가를 허락했다. 변 하사는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음경 상실과 고환 결손으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전역심사위원회에 넘겨졌다.
군은 변 하사에 대한 전역심사를 진행했다. 변 하사가 법원에 낸 성별 정정 허가 신청 결과를 기다리며 심사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심사 연기를 권고했으나 육군본부는 육군본부는 2020년 1월 22일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강제 전역이 결정되고 2주 뒤, 법원은 변 전 하사의 법적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