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건 '평등' 설파...25세 청년 김대건의 대서사 ‘탄생’

입력 2022-11-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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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스틸컷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탄생' 스틸컷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반상이 엄연했던 조선시대, 목숨 걸고 평등을 설파한 청년의 이야기가 영화 ‘탄생’으로 관객과 만난다. 목을 베는 효수형에 처해져 25세 젊은 나이로 순교한 조선 최초의 신부 김대건 안드레아 이야기다.

23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탄생’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윤시윤은 김대건 안드레아 역을 맡아 연기한 소감을 전하며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꿈꿨던 한 뜨거운 청년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박흥식 감독, 배우 이문식, 이호원, 송지연, 하경, 임현수, 박지훈 등 출연 배우가 함께 자리해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천주교 박해가 극심하던 1830년대 전후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탄생’은 프랑스 선교사의 권유로 15세 나이에 마카오로 신학교로 유학을 떠난 김대건 안드레아(윤시윤)의 삶을 다룬다.

영화는 평등 정신을 강조한 종교인임과 동시에 조선 최초로 외국 유학을 떠난 근대 청년으로서의 김대건 안드레아를 여정을 조명한다.

▲'탄생' 포스터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탄생' 포스터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마카오 유학 당시 극동지역 조사를 맡은 프랑스 극동함대 사령관 세실의 에리곤호에 통역사로 승선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하는 등 외국 문물에 근접할 기회를 얻는다.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라파엘 호로 명명된 조선 선박을 타고 서해를 건너 충남으로 입국한다. 외국과의 교류에 폐쇄적이었던 조선 상황상 김대건 안드레아가 이 여정으로 해상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극 중에서는 라파엘 호를 타고 항해하는 도중 풍랑을 만나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 주인공과 동료 신자들의 모습이 극적으로 연출됐다.

윤시윤은 “수조 세트에서 10m 이상 되는 높이의 배를 실제로 띄워놓고 촬영했다. 수조 세트에 물을 한 번 받는 데 20분이 걸렸다”면서 “배 바닥에는 놀이기구 바이킹처럼 설치된 기계 장치가 움직이는 형태였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또 “(특수장치로) 큰 파도를 일게 하면 상투와 수염이 날아가 버렸고, 옆에 있던 배우가 5m쯤 날아가 있을 정도였다”고 실감 났던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탄생' 스틸컷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탄생' 스틸컷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목숨을 바쳐야 할 줄을 알면서도 평등한 세상을 위해 투신한 김대건 안드레아의 삶을 두고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 어떤 신념 때문에 모든 걸 걸고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았다”고 돌이켰다.

영화는 김대건 안드레아가 라틴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다국어에 능통한 인재이자 식민 지배를 일삼던 서구 문명에 대한 이해가 있었던 전례 없던 청년임을 드러낸다.

조선 조정은 효수형을 명하기에 앞서 조선 지도를 한글말로 작성하게 하는 등 그의 특별한 재능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취하기도 한다.

연출을 맡은 박흥식 감독은 그가 경험한 삶과 여정을 두고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다 알아야만 하는 역사적 의미를 지녔다”고 의미를 짚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탄생'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역을 연기한 배우 윤시윤이 바티칸 시국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있다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지난 16일(현지시각) '탄생'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역을 연기한 배우 윤시윤이 바티칸 시국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있다 (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탄생’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바티칸 시국 교황청 뉴 시노드 홀에서 추규호 이탈리아 대사 및 외교단, 교황청 관계자, 현지 교민 등을 대상으로 특별 상영회를 열었다.

상영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는데, 당시 자리에 함께했던 이문식은 이날 “교황님이 윤시윤에게 ‘성인의 얼굴을 가졌다’고 하시더라”는 일화도 공개했다.

윤시윤은 “성인처럼 살라는 무겁고 엄중한 말씀이실 것”이라고 의미를 새겼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인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민족으로 그 미소는 화장을 많이 한 미소가 아니라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태어난 미소”라고 말하면서, 김대건 신부는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 모두를 향한 헌사를 보낸 바 있다.

‘탄생’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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