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자금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은행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추가 조치에 나선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8일 오전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단기금융시장의 조속한 안정은 위해 이같은 내용의 시장안정조치를 추진키로 했다.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백브리핑을 통해 “당국과 금융권이 협력해 리스크 관리를 해왔지만 여전히 기업어음(CP) 시장 등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연말과 연초에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은행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은행 기준 예대율 비율을 6개월간 100%에서 105%로 완화했는데, 이번에는 정부 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11종류의 대출(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대출 등)을 대출금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들 대출이 제외될 경우 8~9조 원 정도의 신규 자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상임위원은 "최근 예대율이 높아지면서 금융권에서 정부로부터 받은 자금에 대해 예금과 대출 모두 제외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11가지 정책자금 대출을 제외키로 했는데, 이 경우 예대율 0.6%의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은행권 자금 조달 부담 완화를 위해 은행채 발행 재개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채 발행과 관련해서는 사모사채, 공모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권 상임위원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대전제로 두고 금융권 내에 있는 자금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자금의 급격한 움직임도 막아야 하지만 또 상대적으로 자금의 여유가 어느 정도 있는 은행권에 자금이 효율적으로 흐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말·연시 퇴직연금 자금이탈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퇴직연금 차입한도를 한시적으로 완화키로 했다. 퇴직연금 차입한도(현행 10%)를 내년 3월까지 일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또 금융지주 계열사간 유동성 지원을 위해 신용공여 한도도 내년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현재 자회사의 다른 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는 10%인데, 이를 20%로 완화한다. 또 신용공여 합계는 현재 20%에서 30%로 각각 10%포인트 완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