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조 원 몰리자…삼성생명, 연금보험 출시 3일 만에 판매 중단

입력 2022-11-2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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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2-11-28 14:2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놀란 삼성생명, 전속 채널 판매중단 긴급 공지
교보생명도 '방카 25%룰' 채워 사실상 판매 끝
뭉칫돈 이동 심화에 상품 해지율 높아져 우려

삼성생명이 출시 3일 만에 하이브리드 연금보험의 전속 채널 판매를 중단했다. 선 보인지 단 하루 만에 1조 원이 몰리는 등 예상치 못한 물량이 몰렸기 때문이다. 애초 단기 유동성을 해결할 정도만 판매하려 했던 의도도 있던 것으로 보인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생명은 지난 23일 출시한 하이브리드 연금보험을 출시 3일 만인 지난 26일 판매 중단했다. 현재 방카슈랑스 채널만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가입 후 5년 이내는 연복리 4.8%의 확정이율을 적용하고 이후는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일시납 연금보험이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이 새로운 형태의 연금보험을 선보여 시장의 반향은 컸다. 다른 생보사에서도 비슷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강한 전속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출시 하루 만에 1조 원의 판매량을 올리는 등 예상보다 높은 성적표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저축보험 금리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던 삼성생명이 연금 상품을 출시한 이유는 단기 자금 확보 경쟁에 뒤처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급작스러운 판매 중단에 전속 채널에서는 볼멘소리가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타사 변액보험을 해지한 고객들은 가입도 못 하고 낙동강 오리알이 된 사례도 있다"며 "미리 예고를 해줬다면 대비를 했을 텐데 판매량을 예측하지 못한 듯 하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5.8% 저축보험도 전속설계사 판매 채널에 이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사실상 판매가 중단됐다. 모든 은행에서 방카슈랑스 25%룰에 해당하는 한도를 채웠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룰은 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비중을 25%로 제한한 규제를 말한다.

한화생명 등 다른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저축보험을 아직 판매 중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올 초 3%대 확정금리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이미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비중을 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의 고금리 저축보험 상품이라 고객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개인은 물론 법인에서도 많이 가입하면서 당일 소진됐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도 1년짜리 4~5% 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내년에 금리가 하락할 경우 현재 보험사에서 판매 중인 저축보험 상품이 더 낫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명보험사들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푸본현대생명이 최근 연 5.9% 확정형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동양생명이 연 5.95% 확정형 저축성보험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 NH농협생명도 5.8%대 저축보험 판매를 검토 중이다. 농협생명이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지역농협에서도 판매한다면 대규모 자금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가 더 높은 수준의 확정금리를 제시하면 기존 계약을 깨는 청약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본조달의 어려움 때문에 저축성보험을 파는 곳은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약철회권을 남발하면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 청약을 철회한 기록은 해당 보험사에 남고, 청약철회권을 너무 사용하면 추후 해당 보험사의 다른 상품 가입 때 거절당하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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