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수당환수 요구에 설계사 집단 소송

입력 2009-04-08 16:22 수정 2009-04-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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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 선지급 수당 수천만원 반환 요구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의 전직 설계사들이 사측의 수당 환수 조치에 맞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피해 설계사만 3000~5000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져 집단소송이 본격화될 경우 파문이 예상된다.

◆ 미래에셋생명 - 이달 말 1차 원고단 소송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에서 퇴사한 설계사 300여명이 인터넷에 '보험사 환수 대책 모임' 카페를 조직하고 사측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각지에서 홀로 가슴앓이만 하던 설계사들이 온라인을 통해 하나둘씩 소송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달 말 1차 원고단에 100여명이 참여,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소송에 참여한 설계사들은 사측이 재직시 지급한 수당에 대해 퇴직 후 수당 환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지급된 수당보다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지급하지도 않은 수당까지 환수를 요구받은 설계사들도 있어 향후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퇴사한 설계사를 기준으로 실효·해지 계약건에 대해 선지급 수당을 반환하라는 환수 안내문을 발송한 후 입금예정일을 어길 경우 서울보증보험으로 채무를 이관한다며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환수 대책 모임'에 따르면 이 같은 안내를 받고 고민하는 설계사가 3000명에서 최대 5000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500만원까지 설계사 한 사람당 평균 350만원~400만원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800만원을 환수 요구 받은 한 설계사는 "퇴직한 지 1년도 넘었는데 이제와서 실효와 해지 계약건에 대해 환수를 요구하고 있다"며 "근무 당시 받은 선지급 수당보다 3~4배 정도 더 청구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수 안내문에 실효된 계약의 보험료와 환수금 책정 부분만 나와 있을 뿐 구체적인 계산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현재도 유지되는 계약건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쏙 빼고 회사가 필요한 부분만 얘기하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카페를 관리하고 있는 모임 대표는 "보통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잔여수당 부분에 대해 주고 난 후 회수하거나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입장인데 미래에셋생명만 지급도 안한 수당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 달 사이 300여명이 가입을 했고 지금도 일주일 평균 50~60명의 설계사들이 새로 들어오고 있다"고 밝혀 향후 미래에셋생명의 부당환수 모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의 소송건을 준비하고 있는 법무법인 충무 조재현 변호사는 "소송 위임장에 대해 공지한 지 일주일만에 1차 원고단 인원의 반이 채워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각 설계사마다 조금씩 입장이 다르지만 곧 소송형태가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 동양생명 - 수당 반환 반발 움직임

이와 함께 동양생명도 퇴직한 세일즈매니저(SM)들에게 무리하게 수당 환수를 추진하고 있어 현재 온라인을 통해 집단 대응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모임에 가입한 SM들은 "사측이 재직시 지급한 수당을 퇴사 후 부당하게 환수하려 한다"며 "당시 환수 규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었고 금액도 불합리하게 많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동양생명은 다른 보험사에서 이직해 왔거나 내부 발탁된 SM들에게 정착지원금과 교육비 등으로 월 300~500만원을 지급했지만 1년 미만 재직하고 퇴사한 SM들에게 이미 수령한 수당에 대해 환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래에셋생명보다 해당 인원수는 적지만 액수는 SM당 1000만원대~3000만원으로 훨씬 커 추후 집단소송이 진행된다면 금액면에서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해당 보험사 "규정 어긋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생명은 설계사와 위촉계약시 선지급 수당에 대한 환수내용 및 방법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확인 절차로 해당설계사는 위촉계약서 및 이행보증보험 가입청약서의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고 서명날인 함으로서 이미 선지급에 대한 환수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환수에 관련된 모든 내용은 회사 영업규정에 명문화돼 있고 해당지점에서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다"며 "세부내용에 대해서 설계사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동양생명도 이미 보험사에 일해본 경험이 있는 SM들이 환수금에 대해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자리 잡기 위해 지급하는 정착수당금에 대해 처음에 각 지점장들이 미리 설명한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소송 움직임에 대해 알고 있으며 단체소송시 건별 해결로 진행하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 환수 대책 모임'에 따르면 대한생명,ING생명 등도 게시판을 통해 소송 모임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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