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 강'으로 치닫는 정부-화물연대…업무개시명령에 삭발투쟁으로 맞불

입력 2022-11-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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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ILO와 유엔인권기구에 긴급개입 요청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화물연대와 1차 대화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화물연대와 1차 대화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28일 1차 대화를 나눴던 정부와 화물연대가 하루 만에 강 대 강으로 맞부딪히고 있다.

정부는 2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한다. 화물차운수사업법상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무개시명령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동하게 된다. 국토부는 국무회의 의결 이후 바로 국회 상임위 보고를 위해 국토교통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속전속결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또 바로 현장조사를 통해 화주의 운송 요청, 운송사의 배차 지시, 배차 지시를 받은 화물 차주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어 운송 거부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화물기사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직접 전달하거나 우편·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명령서를 전할 예정이다. 즉각적인 명령서 송달을 위해 화물기사들의 연락처와 주소를 상당수 확보해놓은 상태다.

화물차 기사 등이 업무개시명령을 전달받고 다음 날 복귀하지 않으면 30일 이하 운행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2차 불응 때는 화물운송자격이 취소돼 화물차 운행을 할 수 없게 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차 대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강 대 강'이 아니라 '법 대 강'의 대치"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화물연대를 향해선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박차고 국회 논의에 복귀할 시기를 놓침으로써 나중에 더 어려운 입장에서, 더 낮은 수준의 요구를 다시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압박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첫 대면 교섭을 한 뒤 회의장을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첫 대면 교섭을 한 뒤 회의장을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화물연대는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 범정부적 탄압에 맞서 전국 16개 지역본부 거점에서 진행한다. 특히 투쟁 결의를 다지는 삭발 투쟁을 벌인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과 전국 16개 지역 부위원장들이 삭발하며 정부 탄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는 계획이다.

또 민주노총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에 대응해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 인권기구에 긴급개입을 요청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정부가 화물연대의 정당한 파업에 대해 군용 차량을 포함한 대체 노동을 투입하고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 명령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힘에 28일 긴급개입 요청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ILO 협약 87호(결사의 자유), 29호 및 105호(강제노동) 위반과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 및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로 △현재 파업이 ILO가 파업권을 제한할 만한 상황이라고 규정한 전쟁이나 인구 전체 또는 일부의 생존이나 안녕을 위태롭게 하는 극도로 중대한 상황에 해당하지 않다는 점 △운송부문은 일반적으로 파업이 합법적으로 제한될 수 있는 필수 서비스가 아닌 점 △업무개시 명령이 구금 또는 벌금형의 처벌조항을 담고 있는 점 등을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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