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봉제로 고용불안…임금체계 쉽게 개편토록 해야"

입력 2022-11-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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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노동시장 연구회, 임금체계 개편안 발표…"연공급에 정년제, 청년 일자리 줄여"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7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7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노동시장 개혁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논의기구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가 29일 정부에 권고할 임금체계 개편안 초안을 공개했다. 노사가 호봉제 등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 중심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편하는 게 골자다. ‘공짜노동’ 관행의 원흉 중 하나로 지적된 포괄임금제에 대해선 구체적인 정책대안 대신 ‘남용을 방지한다’는 원칙만 내놨다.

연구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임금체계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발제문을 발표했다.

먼저 한국의 주된 임금체계인 연공급제에 대해 “임금의 하방경직성을 확대해 기업의 신규채용 기회를 제약한다”며 “중고령 근로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서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연공급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증가로 중고령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이 높아지고, 연공급제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고용 안정성까지 높은 경우에는 청년 고용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연구회가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에 의뢰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연공급제 아래서는 정년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특히 한국은 연공급제가 운영되는 기업에서 이직하는 경우, ‘기업특수적 가치’가 소멸해 새 직장에서 임금이 대폭 감소하는 경향을 띤다.

연구회는 또 연공급제의 수혜계층이 ‘유노조 대기업 종사 정규직 남성’에 한정된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중소기업, 청년, 경력단절여성 등은 한 직장에서 연공을 쌓기 어렵단 점에서다.

이에 연구회는 “주된 직장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전직에 따른 소득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첫 번째 전환은 연공형 임금체계의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노사가 직무·직종의 다양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임금체계 변경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금체계를 개편하려면 근로자 과반으로 구성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거쳐 취업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이 절차를 개선한다면 방향은 취업규칙 개정절차 간소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임금체계가 없는 중소기업에 대한 제도 설계 지원, 직무별 시장임금 정보 제공,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공정한 평가·보상체계 확산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포괄임금제에 대해선 “근로시간 관리, 임금체계 설계 지원 등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소정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임금체계다. 과거에는 정확한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직종에 대해 제한적으로 운영됐으나, 무분별하게 확산하면서 최근에는 ‘공짜노동’의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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