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의 등락에 맞춰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갔던 외국인이 실적 우려로 미국증시가 급락하자 국내 증시에서도 순매도 규모를 2800여억원으로 늘리면서 이틀째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보면 지난달 27~30일(현지시간) 미국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을 당시 유가증권시장에서 30~31일 이틀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이후 나흘간 상승한 미 증시에 발맞춰 국내 증시에서도 나흘 연속 순매수했다. 또한 6~7일 이틀 연속 하락한 미 증시에 맞춰 국내 증시에서도 2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갔다.
8일 오후 3시 43분 거래소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012억원을 순매수하고 9855억원을 매도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485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460억원 어치를 팔아 사흘째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에 이어 삼성전자(1417억원)를 대거 팔아치웠고 그 외에 KB금융(201억원), 하이닉스(155억원), SK텔레콤(142억원), KT&G(130억원), 대림산업(99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반면 LG전자(105억원)와 SK(102억원), 대우증권(84억원), 삼성전자우(73억원), 대한해운(63억원), 하나금융지주(51억원), 하이트맥주(39억원) 등을 순매수했으나 규모는 적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우리이티아이(13억원)와 포휴먼·셀트리온(11억원), 인프라웨어·디지텍시스템(10억원) 등을 사들이고 다음(28억원), CJ인터넷(16억원), 유니슨(13억원), 화인텍(12억원), 슈프리마(10억원) 등을 팔았다.
우리투자증권 세일즈 트레이딩팀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창구로는 7대 3 정도의 비율로 외국인 순매도 비중이 높았지만, 일부 매수에 들어오는 외국인들도 있었다"면서 "인터넷 게임주의 실적이 좋다는 기대감에 관련 종목에 들어가는 사람들과, 동부화재가 좋아진다는 얘기에 동부그룹쪽에 관심을 두는 외국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주를 비롯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 미국 증시가 상승했고 그에 한국시장이 동조해서 최근 강세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한국시장의 펀더멘털이 특별히 좋아진 것은 없으며, 오늘 실적우려에 따른 미국증시 급락에 한국시장이 조정을 받은 점이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가 일부에서 1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실적 장세가 펼쳐지면 그날그날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지그재그로 지수가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지난 4분기를 살펴봐도 그랬지만 안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실적이 현 주가에 얼마나 선반영 됐는지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