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ECB, 인플레 둔화 조짐에도 여전한 ‘매파’ 본색

입력 2022-11-29 15:09 수정 2022-11-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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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연은 총재 “2024년에나 금리 내리기 시작할 것”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금리 최소 5~7% 도달 입장 재확인
라가르드 “갈 길 멀다”...추가 자이언트 스텝 시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브뤼셀/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브뤼셀/로이터연합뉴스
주요 경제지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뒷받침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이 잇단 ‘매파’ 발언으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경제클럽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금리가 기존 전망치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며 2024년이 돼서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예상보다 고용시장이 견고하고 수요가 탄탄하다”며 “다소 높은 기저 인플레이션은 정책 경로가 완만하게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고용과 수요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기존 계획보다 금리를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9월 6.2%에서 올해 말 5∼5.5%, 내년 3∼3.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하고, 경기둔화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줄면서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윌리엄스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돈다는 이유로 추가 긴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13∼1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이 0.75%포인트(p)에서 0.5%p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윌리엄스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며 “2024년에나 우리가 명목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마켓워치와 배런스가 주최한 웹캐스트 행사에서 40년래 최고 수준에 달한 인플레이션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최소 5∼7%에 도달해야 한다는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75~4%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연준이 아직 금리 기조를 바꿀 때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유럽도 매파 본색을 버리지 않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며 “갈 길이 멀다”고 역설했다.

지난 7월 ECB는 11년 만에 금리를 처음으로 0.5%p 인상하며 금리 정상화에 착수했다. 이후 9월과 10월 잇달아 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이날 발언은 내달 15일 회의에서 또 한 차례 큰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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