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수, 반도체 공업용수로 재탄생…"세계 최대 규모 공업용수 공급"

입력 2022-11-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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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 업무협약 체결
세계 최대 규모인 하루 47만4000톤 공급…삼성전자는 극한 가뭄에도 안정적 용수 공급 가능

▲대전하수처리장 전경 (뉴시스)
▲대전하수처리장 전경 (뉴시스)

하수처리수가 반도체 공업용수로 재탄생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인 하루 47만 톤에 달하는 이 공업용수를 공급 받아 극한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공업용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는 30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유관기관, 지자체, 민간기업과 함께 '하수처리수 재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수원, 용인 수지 및 기흥, 화성 동탄, 오산 등 5개 하수처리시설의 처리수를 재생해 반도체 생산 등을 위한 공업용수로 공급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할 계획이다.

5개 하수처리장에서 공급하는 공업용수는 하루 약 47만4000톤에 달한다.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대 규모로 광주시 시민이 하루에 쓰는 수돗물양인 48만4000톤과 맞먹는다.

또한, 댐 용수 공급을 대체하기 때문에 남강댐 저수용량 규모(1억8000만 톤)에 버금가는 연간 1억7000만 톤의 용수 여유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제공=환경부)
(자료제공=환경부)

이번 협약이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

환경부는 이번 협약으로 하수 재이용수를 고도로 정수된 용수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에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하수 재이용 수요처의 폭을 넓히는 등 공급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자체는 하수 재이용수 수요처인 기업으로부터 공급 비용을 받을 수 있어 지방 재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재이용시설 설치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하수 재이용수를 공급받는 삼성전자는 '환경·사회·투명 경영(ESG)'을 실천하고, 극한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 특히 물 공급 제한 등 비상시 경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협약 이후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 기술개발도 민관이 공동으로 협력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초순수는 반도체 표면의 오염물 세척에 사용되는 깨끗한 물로, 고도로 정수된 순수한 물을 말한다.

한국과 중국, 대만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제조 능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고, 반도체 선두 주자인 한국의 초순수 사용량은 세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초순수 기술특허는 일본이 71%를 보유하고 있어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 일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반도체 초순수 생산시설을 시공·운영하는 국내기업은 한성크린텍을 비롯해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기관, 업계와 함께 초순수의 국산화에 성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하수 재이용수 광역 공급계획을 계기로 충남 서부, 전남 남부 등 가뭄 취약 지역에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급처(지자체)와 수요처(기업)를 연계할 수 있도록 환경부 주관 아래 광역 단위의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하수 재이용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안정적인 물 공급은 국민 생활 안정과 기업 생산 활동에 가장 중요한 필수요건"이라며 "이번 협약으로 지속 가능한 공업용수 공급뿐 아니라, 물 여유량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극한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물부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하수 재이용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물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순수 기술개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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