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특위) 야당 측 의원들은 1일 국회에서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하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이날 간담회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준비모임(가칭)’에서 특위에 요청해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데 대해 “적어도 유가족을 만나는 자리만큼은 정쟁과 무관하게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감을 표했다.
우 위원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싸고 국정조사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오는 점에 대해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세월호 참사 시절 주무장관이었던 이주영 전 장관은 팽목항에서 숙식하며 사태 수습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와 연관해 거취 문제가 거론되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금 당장 물러날 수 없다면 국정조사가 끝나고 사퇴하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주셔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특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응분의 책임자 처벌, 앞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고 약속했다.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은 진상을 밝혀 달라고 요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참사로 숨진 배우 고(故)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45일이라는 짧은 기간 대통령 경호처도 제외된 합의에 마음이 불편했다”며 “국회가 진정한 진상규명 의지가 있나 하는 걱정에 잠을 못 이뤘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씨는 “158명의 아들, 딸 한 명 한 명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아들, 딸이었는지 헤아려주시길 바란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의 잘못을 철저히 규명해달라”고 울먹였다.
이 씨의 아버지는 “대통령실에 면담을 요청했는데 한 달 가까이 연락이 없다”면서 “우리도 똑같이 세금 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진실을 밝혀달라”며 “이상민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게 정쟁의 소지가 있느냐. 이게 나라냐”고 울부짖었다.
유가족 측은 이날 특위에 △희생자 추모공간 마련 △유가족 소통 공간 마련 △국정조사 예비조사에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위원·전문가 참여 등을 요청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참사 현장에 있던 생존자들을 특위 증인으로 채택해 (당시) 상황을 반드시 듣고 규명하고자 한다”며 “유가족들이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통로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