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2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 소환돼 10시간 동안 조사받고 귀가했다. 피의자 신분이 된 김 청장에 대한 첫 소환조사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특수본이 있는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시작된 김 청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오후 8시쯤 종료됐다. 김 청장은 조사실을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숨김과 보탬 없이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지난달 11일 김 청장을 대면 조사하고 서면 답변을 받은 뒤 지난달 28일 특수본에 감찰자료를 넘겼다. 특수본은 소환 조사에 앞서 전날 김 청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날 특수본은 김 청장의 대응이 실제로 범죄 혐의와 연결될 수 있는 여부, 참사 전후 대응, 이태원에 기동대 배치를 결정하지 않은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치안정감인 김 청장은 특수본에 입건된 경찰관 피의자들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특수본은 김 청장의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대로 윤희근 경찰청장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이날 불법구조물 설치 등 건축법·도로법 위반 협의로 입건된 해밀톤호텔 이모 대표이사도 함께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 대표는 해밀톤호텔 공간 2층 후면과 별관 1층, 본관 서측에 불법 건축물을 짓고 해당 도로를 허가 없이 약 10년간 점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김 청장과 이 대표의 이날 진술을 검토해 필요하면 재소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