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화물연대가 먼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원 장관은 30일 2차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화물연대와의 추가 면담에 대해 "미래를 단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빌미를 주지 않는 게 화물연대의 빠른 판단을 도와주는 길이고 이런 식의 대화는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화물연대 파업을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며 초강경 발언을 내놨다.
이달 4일에는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김문수 위원장과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이 만났으나 김 위원장이 정부 입장과 같은 선복귀 후대화를 제시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5일 자문단 회의에서 원희룡 장관, 윤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원 장관은 "(화물연대와) 대화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화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에게 말한 것은 불법과의 타협이 없고 법치주의를 확고히 하는 건 (대통령과) 같은 생각인데 노사관계라는 것은 나름대로 독특한 전문가도 있고 하니,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면서 진행하는 게 좋겠단 요지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화물연대는 파업 이후부터 계속해서 안전운임제의 영구화와 품목확대, 지난달 29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에는 명령 철회를 요구하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에는 국회의 책임도 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보고를 받아야 하지만 업무개시 명령 후 일주일이 넘게 지나도록 상임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 또 안전운임제 법안도 여야의 대치로 심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를 향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압박하는 한편, 화물연대를 향해서도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6일 "화물연대도 지금 같은 원안을 고수하는 강경 입장만 되풀이해서는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정부와 화물연대 모두 전향적 입장으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화물연대의 강대강 대치는 국제노동기구(ILO)도 주목하고 잇다. ILO는 우리 정부가 결사의 자유 등을 담은 핵심협약 87호와 29호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ILO의 개입이 '의견 조회'라고 일축했지만, 국제사회에서 노동 탄압국으로 비치면 국가신인도 등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