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놓고 맞선 미-EU, 중국 견제엔 한뜻…기후변화 새 ‘무역장벽’ 삼나

입력 2022-12-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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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추가 관세 부과 검토
탄소배출 명분, 한국이나 일본 표적될 수도
미-EU, 중국 의료기기 보조금 정책 대응도 논의
인플레 감축법 관련 ‘초기 진전’, 실질적 해결은 아냐

▲미국과 유럽연합(EU) 고위 당국자들이 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 있는 메릴랜드대학에서 3차 무역기술위원회(TTC) 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EU 집행위 수석부위원장. 칼리지파크(미국)/AP뉴시스
▲미국과 유럽연합(EU) 고위 당국자들이 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 있는 메릴랜드대학에서 3차 무역기술위원회(TTC) 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EU 집행위 수석부위원장. 칼리지파크(미국)/AP뉴시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놓고 맞서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 견제엔 한뜻을 보인다. 특히 이들이 기후 대응과 관련한 대중국 추가 관세 카드를 검토함에 따라 기후변화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EU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원자재 과잉생산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EU는 그간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IRA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도 전반적인 기후 대응 문제에 관해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브뤼헤 유럽대학 연설에서 “IRA가 불공정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유럽과 미국은 녹색 기술 전환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중 관세 부과 역시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지나치게 많은 철강과 알루미늄을 생산하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다. 관세는 일반적으로 무역마찰이 일어날 때 쓰이는 수단이지만, 미국과 EU는 기후변화 어젠다를 진전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관세 부과를 취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처럼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이 커지면서 선진국들이 이를 무역장벽 명분으로 삼기도 쉬워진 상황이다. 탄소 배출 감축이 명분인 만큼 한국도 안심할 수는 없다. 블룸버그는 “다른 국가들도 이번 협력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보였지만, 초창기엔 합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일본이나 다른 국가도 새로운 관세 표적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중국 알루미늄 공장 노동자가 2019년 4월 10일 작업하고 있다. 난닝(중국)/AP뉴시스
▲중국 알루미늄 공장 노동자가 2019년 4월 10일 작업하고 있다. 난닝(중국)/AP뉴시스
다만 이번 아이디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처음 제시된 것으로, 아직 EU에 공식 제안되지 않았을뿐더러 계획도 초기 수준에 머물러 실현되기까진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관세 적용 기준을 정하는 등 EU와의 합의는 빨라도 내년 말에나 가능할 것 같다”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협정이 법적인 구속력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EU는 이날 3차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소집하고 중국의 의료기기 보조금 정책에 대한 대응도 논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우린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이 미국과 EU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의료기기 시장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정부의 늘어난 자금 활용과 관련해 공통된 우려를 파악하고 교류를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과 EU는 글로벌 안보뿐 아니라 동맹국의 합법적인 선택권을 침해하려는 이들의 경제적 강압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며 “우린 공급망 다각화를 촉진하고 경제적 탄력성을 구축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이슈였던 IRA에 대해서 양측은 이번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법안 내 해외기업 차별 문제와 관련해 ‘초기 진전’이 있었다”며 “우리는 EU의 우려를 인지하며 이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자는 약속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방안은 도출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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