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제로코로나는 대체 언제 끝날까?

입력 2022-1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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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현, 영남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중국 북서부 변방의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화재 사건으로 촉발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저항운동은 중원에 위치한 정저우의 노동자, 경제수도 상하이의 중산층 그리고 드디어 베이징의 명문대 학생까지 가세하였다. 여기에 월드컵 중계화면에 등장한 진짜 세상의 풍경은 중국인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과거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시대에서는 대학생이 앞장서고, 화이트칼라가 가세하면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도 독재정권이 긴장하고, 타협을 제시하며 심지어 민중이 승리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많은 중국인이 거리에서 또는 사이버공간에서 자유와 인권을 외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중국인은 여전히 정부와 당을 믿고 기다린다.

시진핑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과거의 마오쩌둥 체제를 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건국의 아버지 마오는 대약진과 문화혁명이라는 두 번의 과오를 저질렀다. 대약진기간에서는 수천만 명의 인민이 굶어 죽었다. 전쟁터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한 혁명동지들이 한마음으로 만류한 끝에 겨우 마오의 고집을 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화혁명에서 그의 동지들은 죽임을 당했고, 혁명의 광기는 마오가 죽고 나서야 비로소 끝났다. 지금 시진핑의 곁엔 동지가 아니라 맹종하는 부하만 있을 뿐이다. 그들은 시위대를 대륙의 실정을 모르는 철부지로 여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가 시진핑의 업적 세우기와 관련된 정치방역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취약한 의료시스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한 의학저널(Nature Medicine 2022년 5월호)을 인용하면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풀면 사망자 수가 155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중국 정부가 시위하는 젊은이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155만 명의 노약자를 죽음의 위기로 내모는 정책적 결단을 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렇기에 대다수 중국 인민들은 제로 코로나의 고통을 체감하면서도 여전히 인내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인민의 참음이 영원하지 않았기에 중국 정부도 반드시 다음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호주의 민간 싱크탱크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23년 2분기에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예상하였다. 그리고 이 내용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서 의미 있게 인용되었다. 2023년 2분기로 예상되는 이유는 첫째, 3월에 개최될 시진핑 3기의 첫 양회인 전인대와 정협 회의를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해 적어도 이때까지는 방역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더 중요한 이유로 전인대 회의에서는 그해 경제성장 목표가 제시되는데 제로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목표 설정 자체가 어렵다. 작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8.1%였고, 중국 정부는 올해 초 성장목표를 5.5%로 설정했었다. 그런데 세계은행은 얼마 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8%로 더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제로 코로나가 폐지된다는 가정하에 내년도 성장률을 ‘고작’ 4.4%로 전망했다. 아무리 대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해도 제로 코로나와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엘리트 당 간부나 라오바이싱(서민) 모두 잘 알고 있다.

내년 2분기까지는 11월 11일에 개정한 방역지침에 따라 조금 유연해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민의 불만을 달랠 것이다. 개정된 내용에 모호한 부분이 많아 일선 관리들은 얼마 전까지 이전의 엄격한 지침을 고수해왔다. 최근 시위가 격화되자 개정 지침을 폭넓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방역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진다. 낮에는 유연한 방역, 밤에는 주동자 색출이다. 임시변통이 당장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그 유통기한이 길지는 않을 것이다.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구체적 시점은 의료 부문에서의 제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홍콩의 의약저널(Lancet Infectious Diseases, 2022년 7월호)은 중국산 기존 백신을 3회 접종하면 그 효과가 mRNA 백신을 세 차례 맞은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은 mRNA 백신 없이 자국산 백신의 힘으로 변이바이러스와 싸우려 할 것이고 이는 정치적으로 아주 매력적이다. 80세 이상 노령층의 추가 접종률은 현재 40%, 60세 이상은 69%이다. 중국 정부는 내년 1월 말까지 이 비율을 95%로 올리려 한다. 그러나 중국 노인들은 전통적으로 주사 맞는 것을 상당히 싫어한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백신 접종자에게 모종의 방역 완화 혜택을 제공할 수도 있다. 중국 언론에 보도되는 접종률 추이와 치료시설 확충 정보가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시기를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해줄 것이다.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나면 중국의 민간소비, 특히 서비스와 수입품 수요는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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