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자동차가 지난 8일 전체 인원의 36%(2646명)를 감축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강도 높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와의 관계, 자금 마련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는 노조와의 관계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해 전체인력의 36%를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그 실행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사측은 "전문 컨설팅 회사인 삼정KPMG의 경영진단 결과 생산, 판매 계획 및 적정 사무직 규모 등을 고려하면 총 2600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로써 연간 약 2320억원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노조측은 "노동자의 절반을 내보내는 정리해고가 쌍용차 회생의 성공과 생존의 토대냐"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집행부는 지난 7일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전원 삭발식을 진행했으며, 한상균 쌍용차 노조 지부장은 "사측이 정리해고를 감행하면 전면전을 비롯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회생인가를 받으려면 인력감축은 필수적인 조치다.
쌍용차는 "현재 쌍용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6.1%로 경쟁사의 1.5배"라며 "반면 1인당 생산 대수는 3분의1에 그칠 정도로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 역시 "냉정하게 얘기해 쌍용차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50% 이상의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며 "또한 노조가 정말 회사를 살리고 싶다면 강한 반발 보다는 사측에 '백지 위임장'을 내놓는 것이 훨씬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쌍용차가 내놓은 신차 계획 역시 불확실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쌍용차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해 C200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승용차 2개 모델, SUV 3개 모델 등 모두 5개의 신차를 내놓기로 발표했다. 매년 1대의 신차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차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불투명하다.
신차 개발에 보통 3000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5년간 1조5000억원의 자금력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쌍용차는 인력감축으로 인한 2320억원의 절감효과와 유휴 부동산을 처분해 최대 20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2013년까지 경영정상화를 조건으로 내놓은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1897억원이다.
이에 쌍용차 관계자는 "예상대로 기업회생 결정이 나고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지는 등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된다면 큰 무리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또한 그동안 차를 계속 생산하고 판매할 것이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해 말 현재 자본금(6040억원) 대비 자본총계가 2578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57.3%가 자본 잠식됐다.
쌍용차의 회생 및 청산여부는 5월말쯤 법원에 의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