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5개월 연속 20조원 이상 증가세…기업 회사채 석달연속 순상환
가계대출은 감소세 지속·기업대출도 대출강화 여파로 증가세 둔화할 듯
은행대출 증가세가 11월 기준으로 가계는 역대최저를 기록한 반면, 기업은 역대최고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자금대출도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기업대출 역시 은행권 대출태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를 계기로 급격히 위축된 단기자금 및 채권시장 위축에 정기예금은 5개월 연속 20조원 이상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기업 회사채는 석달연속 순상환을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중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1조원 축소된 105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1월 기준으로는 2004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첫 감소세다. 이전 최소치는 2011년 기록한 1조7000억원 증가였다.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원 감소한 260조7000억원을 보였다. 역시 11월 기준으로 통계 집계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대출금리 상승과 차주단위 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적용 등 대출규제가 지속된 때문이다.
기업대출은 10조5000억원 증가한 117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1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전 최대치는 2021년 11월(+9조1000억원)이었다.
대기업은 운전자금 수요와 회사채시장 위축에 따라 6조5000억원이 늘었다. 이 또한 1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중소기업도 4조원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은행 정기예금으로는 27조7000억원이 몰렸다. 7월 31조7000억원을 시작으로 5개월 연속 매월 20조원 이상 증가하는 모습이다. 10월엔 56조2000억원이 증가해 2002년 1월 통계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바 있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와 기업 대출의 경우 현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 실수요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기타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처음으로 감소한 전세대출은 신학기 전세수요 등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좀 더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기업대출은 최근 대출행태 서베이상 보수화하는 분위기라 이를 반영해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